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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좋은 재판' 외치다 떠나는 김명수, 이균용의 키워드는

기사입력 : 2023년08월25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8월25일 08:00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저의 대법원장 취임은 그 자체로 사법부의 변화와 개혁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017년 9월 26일 취임사에서 한 말이다. 그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법관 블랙리스트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제기돼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 사법부 수장을 맡았다. 대표적인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 출신인데다 대법관을 거치지 않고 대법원장으로 직행해 파격 인사로 꼽혔다.

이성화 사회부 기자

김 대법원장의 변화와 개혁은 어땠나. 6년 동안 김 대법원장의 키워드는 줄곧 '좋은 재판'이었다. 취임사에서는 좋은 재판의 실현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겠다고 했고 이후 전국 법원장회의 등 각종 회의와 기념식, 신년사, 심지어 국정감사 인사말까지 그는 좋은 재판이라는 단어를 빼놓지 않았다.

'김명수 사법부'는 좋은 재판을 실현하기 위해 영상재판과 전자소송 확대, 전문법관 제도, 법원장 후보 추천제,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제 폐지 등 변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여러 잡음도 나왔다. 김 대법원장의 사법 개혁이 법관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과 맞물려 재판 지연과 적체 현상 심화라는 부작용을 낳았고 법원장 후보 추천제는 측근 앉히기와 인기 투표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대법원장 개인도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사표 반려 사건과 관련해 2021년 2월 탄핵 위기에 몰린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공개한 녹취록으로 인해 거짓말 논란이 일었고 퇴임 이후 수사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공관 만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특정 사건 재판부를 장기간 유임하는 등 인사 개입 논란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후임 대법원장은 김 대법원장이 취임할 때와 마찬가지로 산적해 있는 사법부 현안들을 잘 풀어나갈 숙제를 떠안게 됐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지명 전부터 김 대법원장 체제를 겨냥한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법원장 후보자 지명 후, 이 후보자는 김 대법원장을 예방하러 간 자리에서도 "최근 무너진 사법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하겠다"고 말해 김 대법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는 해석이 쏟아졌다.

비판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 후보자의 발언이 본인에게 화살로 돌아오지 않으려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법부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 후보자가 어떤 키워드를 내놓을지 기대할 시점이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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