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조직개편·임원인사 등 진행될 듯
LG CNS식 사업정리? "통신업계선 힘들것"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김영섭 KT 대표이사 후보가 이틀 후인 30일 임시주총을 통해 KT 대표이사로 올라서는 가운데, 업무보고를 받으며 '위인설관(爲人設官)'이란 한자성어를 꺼내든 것으로 전해졌다.
'위인설관'이란 꼭 필요한 직책이나 벼슬이 아닌데 총애하는 누군가에게 벼슬을 주기 위해 필요없는 자리를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28일 KT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업무보고를 받은 김 후보가 '위인설관'이란 단어 썼다"라면서 "KT는 내부적으로 본사가 비대하고 업무 조정이 많이 필요한데, 김 후보가 대표로 취임하게 되면 조직개편과 임원인사 등이 이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영섭 KT 대표이사 후보. |
김영섭 후보는 한학(漢學)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임직원과 대화를 나눌 때 고사성어를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후보는 큰 이변이 없는 한 30일 KT 임시주총을 통해 원활하게 KT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국민연금도 KT 김영섭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김 후보는 아직 대표 후보자격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30일 임시주총을 기점으로 KT 대표이사로 올라설 경우 조직 쇄신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KT는 지난 반 년 간 경영 공백으로 2023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하지 못했다. 또 KT 그룹의 50여개 계열사에 대한 인사 역시 모두 멈춰있는 상태다.
김 후보는 외부에서 영입되는 인사인 만큼, 취임 후 조직을 장악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김 후보는 1984년 럭키금성사로 입사한 정통 'LG맨'으로 LG유플러스 CFO 및 LG CNS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KT의 외부출신 대표이사론 이석채 전 회장 및 황창규 전 회장 등이 있는데, 이들이 KT 대표로 선임된 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 후보가 LG CNS 대표로 오른 이후 실적을 중심으로 돈을 못 버는 자회사부터 정리해 실적을 끌어올렸다"면서 "그 과정에서 직원들이 많이 회사를 나가게 됐는데, 이직이 자유로운 SI업계 특성상 큰 잡음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통신업계의 경우 이통3사밖에 없고, 경쟁사들도 인력이 포화상태라 이직이 어려운 만큼 CNS에 있을 때와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정리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KT 노조는 김 후보가 KT 차기대표 단독 후보로 추천된 이후 입장문을 통해 "모범적인 지배구조 수립과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한 이사회의 대표후보 선정 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과거와 같이 단기성과에 연연해 무리한 구조조정을 펼치거나 무분별한 외부인사 영입에 의한 조직운영으로 경영안정성을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일설에는 김 후보와 함께 LG에서 연을 맺었던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전 대표가 KT로 영입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