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채용, 집계 어려워진 채용규모..."고용펀더멘털 약화'
삼성 첫 외국인 채용공고...국경 넘어 기술인력 영입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9월부터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시즌이 시작되는 가운데 삼성,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의 신규 채용 규모가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수익성 악화 및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맞물려 줄어들 전망이다.
4대 그룹 채용 트렌드에서 주목할 부분은 4대 그룹이 미래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반도체, 배터리, 2차전지 등과 같은 산업군에선 글로벌 기술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국내보다는 국경을 뛰어넘어 외국인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9월 하반기 채용문 열린다..."신규채용 축소될 것"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주요계열사는 다음 달 초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한다. 4대 그룹 가운데 공채 제도를 유지하는 곳은 삼성이 유일하다. SK, 현대차, LG 등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공개채용 방식에서 계열사별로 그 때 그 때 필요한 인력을 뽑아 쓰는 수시채용 방식으로 전환했다.
재계 주요 기업 [사진=뉴스핌 DB] |
취업 준비생 입장에선 공개채용을 할 경우 채용 절차가 예측이 가능해 그에 맞춰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수시채용은 예측이 어려운 한편 경력자와 함께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취준생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삼성 관계자는 "공채를 유지하는 것은 기술인재와 미래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함"이라며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경우 신입 채용 방식을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긴 했지만,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매 분기별(3, 6, 9, 12월) 1일마다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하반기 채용은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상시채용 지원서를 접수받는다.
SK와 LG의 경우 수시채용 방식으로 계열사별 필요 인력에 따라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채용시즌인 9월에 특히 계열사 채용 절차가 더 큰 규모로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 관계자는 "계열사마다 필요한 인력이 다를 수 있어 효율적인 인력 관리를 위해 채용 방식을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팀장은 "전체적으로 4대 그룹 뿐 아니라 국내 대기업 고용창출 펀더멘털이 약화됐고, 영업이익과 현금창출 역시 위축됐다"면서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 대기업 성장의 대리지표가 되는 경제성장률은 1% 초반 대라 대기업 입장에선 비용을 절감해야 하고 신규채용은 축소될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 치열해진 기술경쟁, 공격적인 외국인 인재 영입
삼성 채용 홈페이지에 올라온 외국인 경력사원 채용 공고문. [사진=삼성 채용 홈페이지] |
반면 글로벌 기술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산업군에선 외국인 인재를 영입하려는 기업들 움직임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전날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3개 계열사는 연구개발(R&D) 분야 외국인 경력사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문을 삼성 채용 홈페이지에 올렸다.
삼성은 해외법인에서 외국인을 뽑고, 국내에서도 외국인을 채용하긴 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이 채용공고를 통해 외국인 전형으로 경력사원을 뽑는 것은 처음이다. 이상호 팀장은 "기업들이 전문화되고 고도화된 상황에 개별 기업 측면에서 기술 인재와 관련된 수요는 갈수록 늘 수밖에 없다"면서 "삼성 외에도 다른 바이오, 2차전지 등 미래 산업 지칭 산업군에선 기업 규모를 막론하고 기술 인재와 관련된 니즈가 상당하다"고 전했다.
한 4대 그룹 관계자는 "미국 실리콘벨리 글로벌 포럼 등에 매년 참여하는 이유도 결국 현지에서 외국인 인재 채용을 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 채용에 있어서도 국적 제한을 두고 있진 않은데, 기업들이 외국인을 뽑는 것은 이미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