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중심' 조직개편 임박···경찰 기강해이 심각 지적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추락사한 현직 경찰관이 집단 마약파티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내부가 뒤숭숭하다. 최근 잇단 흉기난동 사건으로 특별 치안활동이 선포된 가운데 발생한 사건이라 경찰 기강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란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경찰은 조만간 치안중심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다.
2일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새벽 서울 용산에 있는 한 주상복합 아파트 14층에서 현직 강원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추락해 사망했다. 용산경찰서가 수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사건 당시 현장에 최소 15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한 경찰관 A경장을 제외하고 처음 알려진 동석자는 7명이었는데, 이후 추가로 8명의 동석자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추가로 밝혀진 동석자 8명을 포함해 15명 전원을 출국금지 조치하고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먼저 입건된 일행 7명 중 5명은 간이시약 검사 결과 케타민과 엑스터시, 필로폰 등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 추가로 입건된 8명 역시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진행했다. 사망한 A경장에 대한 마약 투약 여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결과는 다음 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경찰 조사 결과 사건 당일 이들 중 일부는 이태원의 한 클럽에 있다가 아파트로 넘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에서는 주사기와 알약이 발견되는 등 집단 마약파티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입건된 사람들의 직업도 의사와 대기업 직원, 헬스 트레이너 등 다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쉬쉬하는 분위기다. 강원청 소속 경찰들 사이에선 숨진 A경장에 대해 "평범한 경찰이었는데, 믿기지 않는다"는 등의 반응이 전해진다.
일선 경찰관은 "사고치는 경찰들 많으니까 다른 경찰서에서는 그냥 '그 중 하나겠지' 한다"면서도 "최근에는 지구대 파출소에 인원 부족하니까 내근직들 외근으로 돌린다, 부서 통폐합한다는 등 조직개편 관련 지라시가 많이 돈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은 "카톡 지라시 등을 보고 있기는 한데 진실은 모르겠다"며 "아무래도 용산서가 많이 바빠질 것 같다"고 귀띔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속칭 카카오톡 '지라시' 등에서는 이번 사건 모임에 마약 논란이 있었던 모 배우가 참석했다거나 동성애자 모임이었다는 등 확인되지 않는 소문도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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