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동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회담이 성사되면 양축 모두에 상당한 실익이 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4일 뉴욕타임스(NYT)는 김 국방위원장이 이르면 다음 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4월2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사진=노동신문] |
이와 관련해 WSJ은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을 만날 이유가 많다"면서 북한이 러시아를 통해 식량난을 해소하고 국내외적으로는 러시아와의 동맹을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한국과 미국, 일본이 3자 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강화는 북한에도 우군이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알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르툠 루킨 교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 교수는 "김 위원장은 북한이 핵무기가 있다고 해도 한미일 동맹보다 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북한은 정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역시 김 위원장의 방문으로 얻을 것이 많다. 일단 시베리아와 극동에서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겪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노동자를 파견받을 수 있을 것으로 WSJ는 관측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가장 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탄약 등 군수품 확보다. WSJ은 우크라이나가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 방어선을 일부 돌파한 시점에서 김 위원장과 푸틴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북한은 러시아가 군수품 생산을 늘리는 동안 공급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수년간의 국제 제재로 인한 원자재나 설비 부족 등으로 인해 북한이 현대식 무기를 생산하고 공급할 능력은 갖추지 못했을 것으로 봤다.
북한과 러시아 간의 무기 거래나 해외 노동자 파견은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지만 WSJ은 국제 사회가 이를 실질적으로 제재할 방법은 없이라고 전했다.
전인범 전 특수전사령관은 WSJ와의 인터뷰에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사회가 (북한에) 추가적 압박을 가하는 걸 가로막는 한 국제 제재는 효과가 없다"며 "미국은 동맹국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측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간 회담 보도에 대해 "말할 게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 간 회담 가능성을 전한 NYT의 보도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는 이 뉴스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무기를 제공할 경우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될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그들은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