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 강한 의지 표명
"북한 위협 대응, 중요 비대칭 전력"
정부 "확성기 재개 고려하지 않아"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대북 심리전을 재개해서 북한을 억제하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신 후보자는 "대북 심리전은 우리가 갖고 있는 북한을 억제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고 그 효과는 목함지뢰 도발 등에서 증명됐다"고 말했다.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사실상 대북 심리전을 재개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9.27 leehs@newspim.com |
신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설 의원은 "지난해 말 북한 무인기 침투 이후에 '대북 심리전을 재개해야 한다'고 신 후보자가 주장했다"면서 "대북 심리전을 재개하면 남북이 서로 확성기를 틀게 되고 심리 전단도 보내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설 의원은 "그렇게 되면 평화가 깨진다"라면서 "평화가 깨지면 당장 접경지역에 있는 주민들은 전전긍긍 할 것"이라면서 "최고의 국가 안보는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재차 역설했다.
그러면서 설 의원은 "꼭 심리전을 재개해야 하느냐"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심리전을 재개하라고 지시를 했냐"고 물었다.
이에 신 후보자는 "그런 지시는 전혀 안 했다"면서 "제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설 의원은 "장관 후보자가 생각 자체를 재고해야 한다"면서 "평화가 최대의 전략이며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가장 든든한 안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신 후보자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북한이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고 그들의 선의에 기댄다고 해서 평화가 유지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 후보자는 "북한을 불편하게 만들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것이 훨씬 평화를 유지하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우리의 중요한 비대칭 전력인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은 대북 억제를 위해 전략적으로 유효한 수단"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이날 헌법재판소의 '대북전단 금지법' 위헌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당장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관련해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 남북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신 후보자는 여당인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의 9·19 군사합의 관련 질의에 "국방부만 결심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면서 "관련 부처를 설득해 최대한 빠른 시간에 폐기까지는 못 가더라도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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