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방문한 이란 외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이란이 개입할 수 있다고 시사해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랍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레바논 취재진으로부터 '이스라엘에 제2 전선이 개방될 수 있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자 "팔레스타인과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의 지속은 분명히 역내 다른 축으로부터 대응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가자지구 민간인 사살과 더불어 이 지역으로의 식량 등 공급을 끊은 이스라엘의 '전면 봉쇄' 조치도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시온주의자들과 그 지지 세력은 (다른 축들의 대응)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난 7일 공습으로 촉발된 이스라엘 간 전쟁이 이날부로 일주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이스라엘 북부에 있는 레바논 국경지대가 '제2 전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영토를 친 다음날인 지난 8일, 골란고원 내 이스라엘 점령지를 향해 로켓과 박격포 공격을 했다.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이란을 뒷배로 둔 단체다.
이란은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이슬람 무장 정파와 조직을 이스라엘의 부당한 중동 점령과 팔레스타인 민족 박해에 대항하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으로 여긴다.
반대로 이스라엘과 연대하는 미국 등 서방은 이들 무장 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상전 돌입 후 헤즈볼라가 이틈을 타 공격해 올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날 아미랍돌라히안 장관의 발언이 이란이 대리전에 나설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끝으로 아미랍돌라히안 장관은 "이란은 팔레스타인의 저항에 대한 정치적, 국제적, 언론적 지지를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동 순방 중인 아미랍돌라히안 장관은 13일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방문할 예정이다.
오스트리아 빈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 앞에 설치된 이란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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