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군사 충돌을 두고 중국이 개입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틀새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튀르키예 외교장관과 통화를 했으며, 중국외교부는 조만간 중동특사를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은 하마스의 선제공격에는 별다른 비판 없이,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 움직임에 대해 '선을 넘는 행위'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는 미국과는 정반대의 스탠스이며, 이스라엘에 대한 경고로까지 받아들여질 수 있다. 중국은 또한 즉각적인 휴전협상 개시도 주장했다. 이는 중동 국가들과 함께 팔레스타인을 두둔하는 모양새로 해석된다.
왕이 정치국위원은 14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해 신중동전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가능한 한 빨리 휴전협상을 시작해 인도주의적 재난 격화를 피해야 한다"며 "유엔이 국제적 합의를 모으고 안보리가 적절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한 "중국은 폭넓은 합의를 추진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국제평화회의를 소집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통화는 1시간여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왕 부장은 14일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이스라엘의 행위는 자위(自衛)범위를 넘어섰다"며 "각 당사자는 협상테이블로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사우디 등 아랍국가들과 함께 팔레스타인이 민족의 권리를 회복하는 정의로운 일을 계속해서 지지한다"고 말했다.
15일 왕 부장은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팔레스타인 인민의 정의로운 일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날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교장관과도 통화를 했으며, 비슷한 입장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자이쥔(翟隽) 중국외교부 중동특사는 이번주 중동 관련국들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6일 논평을 통해 "현재의 사태는 미국이 특수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미국 국무부가 평화를 이야기하지 않고 있는 사실이 놀랍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이 어떤 전략적 이익을 취하려는지와 상관없이 반드시 도의적인 선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만나 악수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오른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위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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