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대 넘는 택시 중 3만 대만 보호 칸막이 설치
-울산, 세종시는 칸막이 설치된 택시 전무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심쿵약속' 1호 '택시 운전석 보호 칸막이 설치'의 국가 지원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쿵약속'은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생활밀착형 미니 공약이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민기 위원장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여객운송수단 안전격벽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보호 칸막이가 설치된 택시는 16.7%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택시 22만9306대 중 3만8311대에 그친 것이다.
택시[사진=뉴스핌DB] 2023.07.24 obliviate12@newspim.com |
지역별로는 울산과 세종이 설치율 0%(0대)로 가장 저조했다. 이어 ▲전북 0.14%(11대) ▲전남 0.28%(17대) ▲부산 0.47%(94대) ▲서울 1.18%(759대) ▲제주 1.81%(93대) 순이다. 경북 66.4%(6,005대), 경기 63.6%(24,058대)는 비교적 설치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택시 보호 칸막이는 운전자의 좌석 주변에서 운전자와 승객을 공간적으로 분리하는 투명한 벽 시설이다. 일부 지자체에서 설치 비용을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토교통부는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아 지원 실적이 전무하다.
보호 칸막이 설치가 지지부진한 사이 운전자 대상 범죄는 폭증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운전 중인 운전자를 폭행한 운전자 대상 범죄는 총 1만6533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4386건 발생해, 2018년(2425건)에 비해 80%나 증가했다.
이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택시기사가 국민 편의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에도 열악한 근무여건에 처해있다.'며 '석열씨의 심쿵약속' 첫 번째 공약으로 '택시기사 보호용 칸막이 설치 국가 지원'을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현재 국토교통부는 택시 안전 격벽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은 것과 더불어, 여객운수종사자 보호를 위한 정책 대안 검토 여부에 관한 김 위원장의 질의에도 '해당없음'이라고 답했다.
한편 버스 보호 칸막이(안전격벽) 설치율은 택시보다 4배가량 높았다. 지난해 12월까지 보호 칸막이가 설치된 시내버스는 3만124대로, 전체 4만4312대 노선버스 중 68%에 해당한다.
관련 규정이 전무한 택시와 달리, 시내버스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보호 칸막이 설치가 의무이기 때문이다.
김민기 위원장은 "택시 운전자 가운데 밤에 운전대 잡기 겁난다는 분들이 많다"며 "택시 보호 칸막이는 대통령 공약이 될 만큼 택시 운전자를 보호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정부는 현장 목소리를 적극 수렴해 택시 보호 칸막이 설치 지원 등 택시 운전자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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