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유럽 증시는 17일(현지시간) 소폭 하락 마감했다. 예상보다 저조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긴축 경계심 속 미국과 유럽 주요국 국채 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전장보다 0.44포인트(0.10%) 내린 449.76에 장을 마쳤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에서 FTSE100지수는 44.58포인트(0.58%) 상승한 7675.21로 집계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13.7포인트(0.09%) 오른 1만5251.69,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7.51포인트(0.11%) 전진한 7029.7에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플로어 전경. 2023.03.21 [사진=블룸버그] |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7% 늘며 예상(0.3% 증가)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고금리에 따른 경제 둔화 우려 속에도 강력한 미국의 소비 수요를 보여주는 지표에 시장의 긴축 경계심이 다시 강화됐고, 미국과 유로존 국채 금리가 일제히 뛰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을 하루 앞두고 중동 사태를 둘러싼 불안 역시 시장의 위험선호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방문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확전을 막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캐피털닷컴의 다니엘라 하톤 시장 분석가는 로이터 통신에 "시장은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쪽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의 외교가 제 역할을 하며 (이-팔 전쟁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매우 통제되고 국지적인 이슈로 남을 것"으로 판단했다.
전 세계의 확전 방지 노력과 헤즈볼라 자극 가능성 등으로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망설이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날 전쟁의 다음 단계가 지상전이 아닐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스라엘군(IDF)의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지만 그것이 무엇일지는 이야기 한 적 없다"면서 "모두가 지상전을 이야기하지만 어쩌면 다른 것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이 아닌 다른 군사 작전을 펼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헤즈볼라를 통한 이란의 대리 참전, 주요국에서의 확전 경계감 등에 따른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징주로는 스웨덴 통신장비 회사 에릭슨의 주가가 5.9% 내리며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사의 4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예상에 못 미친 데다, 회사가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부 회복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언급한 여파다.
경쟁사인 노키아의 주가도 2.8% 떨어지면서 유로존 통신 섹터 전반의 하락을 이끌었다.
노르웨이 반도체 기업 노르딕 세미컨덕터는 예상에 못 미치는 4분기 매출 전망치를 내놓은 여파에 주가가 20% 급락했다.
반면 영국의 엔지니어링 그룹 롤스로이스는 업무 효율화 등을 목표로 글로벌 구조조정 차원에서 최대 2500명을 감원한다고 밝힌 데 힘입어 주가가 1.0% 올랐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