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상승 이후 PB 우유 수요↑
제조사 우유 매출 상승세 제쳐
외식물가 상승에 간편식 PB도 인기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고물가와 소비침체 속에서 유통업계 자체 브랜드(PB) 상품이 '매출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가격이 인상된 제조사 상품의 대체품으로 PB 상품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윳값 인상 이후 유통기업의 PB 우유 상품의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달 PB 우유 매출(1~9일 기준)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시그니처와 심플러스 2개 브랜드로 PB 우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서 시민들이 유제품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지난 1일 우유 원유(原乳) 가격이 인상되며 3000원에 육박한 제조사 1L 우유와 비교해 1000원가량 가격이 저렴하다.
특히 두 팩 묶음으로 3790원에 판매해 한팩 가격으로 환산시 1895원 가량인 '심플러스 1등급우유'의 매출은 이달 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편의점에선 PB 우유 매출 증가세가 제조사 우유를 앞질렀다. CU의 PB우유 매출은 이달 초(1일~9일) 전월 대비 48.8% 올랐다.
같은 기간 제조사 브랜드(NB) 우유 매출이 1.9%, 우유 전체 매출이 5.0% 한 자릿수 매출신장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PB 우유로 구매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조사의 NB 제품이나, 유통사의 PB제품이 제품 자체는 차이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보다 저렴한 PB 우유 구매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식물가가 치솟으면서 최저가 수준을 유지하는 PB 신선식품이나 가정간편식의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기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품목 중 4개 가격이 8월보다 올랐다. 삼겹살 1인분(200g)의 경우 1만9253원으로 상승하며 2만원에 육박했다.
마켓컬리 '두마리 99치킨'.[사진=컬리 모바일앱 화면 캡처] |
이에 장보기 플랫폼 마켓컬리의 일상 식품 브랜드 KF365(컬리프레시 365)의 이달 매출은 지난 18일 기준 전년 대비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F365는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일상 식품을 선보이는 컬리 자체 브랜드다.
올해 마켓컬리가 출시한 간편식 '99시리즈' 역시 인기가 높다. 두마리 9900원 치킨으로 이름을 알린 '99치킨 콤보'는 지난 5월 출시 이후 5개월 만에 10만개 판매 돌파를 앞두고 있다.
롯데마트의 가정간편식(HMR) PB '요리하다'도 물가 상승과 전면 개편에 힘입어 매출이 크게 올랐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0월 13일 '요리하다'를 전면 개편해 재출시했다.
이후 지난 12일까지 1년간 롯데마트의 '요리하다' 매출은 재출시 이전과 비교해 약 25%, 롯데슈퍼는 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물가에 PB 상품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PB 상품의 경쟁력은 회사 성장에 필수 요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