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북미 매출 중국 역전
아모레, 북미 비중 20% 수준 '쑥'
"북미 성과 내년 가시화 예상"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북매 매출이 올해부터 눈에띄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작년부터 북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데 따른 결과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 다시 한 번 K-뷰티의 붐을 이끌어 보겠다는 계획이다.
[휘청이는 K-뷰티] 글싣는 순서
1. 마스크 벗어도 실적 안오르네
2. 소비 꺾인 中, 광군제 수혜도 불확실
3. 북미서 황금기 재현 가능할까
2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까지 북미에서 578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중국 매출인 5195억원보다 11.4% 높은 수치다.
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중국 매출은 6138억원으로 미국 매출(3847억원)을 2000억원 이상 앞섰지만, 1년 만에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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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한 메이크업 브랜드 크렙샵[사진=LG생활건강] |
1년 새 중국 매출은 15.4% 감소하고, 북미 매출은 50.4% 증가하며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올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비중에서 중국과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도 8%로 동일해졌다.
LG생활건강의 북미과 중국 매출은 대부분 화장품 사업에서 나온다. 이전에는 중국 시장이 해외 매출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북미보다 월등히 매출이 높았다.
LG생활건강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북미 시장을 공략했다. 2019년 뉴에이본을 시작으로 2020년 피지오겔 북미 사업권, 2021년 헤어케어 브랜드 보인카, 2022년 더크렘샵을 잇달아 인수했다.
올 초엔 스타벅스∙아마존 등 글로벌기업 출신인 문혜영 부사장을 CEO 직속 미주사업총괄로 영입하며 물적자원에 이어 인적자원까지 갖췄다.
아모레퍼시픽도 올 상반기까지 북미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매출이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 매출은 14%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북미 매출은 105% 늘었다.
이로 인해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출에서 북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에 육박하게 됐다. 해외 전체 매출 3723억원에서 북미 매출은 739억원으로 19.8%를 차지했다. 작년 동기간(12.3%)과 비교해 점유율이 7.5%P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하반기에도 북미 시장에서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라네즈 립슬리핑마스크와 립글로이밤은 지난 7월 진행된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 작년에 이어 판매 실적 최상위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아모레퍼시픽 북미 3분기 실적 전망도 좋다. 하나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이 3분기 북미에서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매출을 기록하며 해외 영업이익이 48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시장에서 K-뷰티 붐이 불었던 2009~2018년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60배 이상 증가하며 황금기를 누렸지만, 최근 3년(2019~2021년) 수출액 증가율은 20% 수준에 맴돌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시장 공략을 통해 '제 2의 K-뷰티 황금기'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북미 시장의 경우 진출 초기라 지금 당장 드러나는 가시적인 성과는 없지만 내년부터는 투자에 따른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