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성명, 경제 확장 "강력한 속도"
파월 "통화정책, 충분히 제한적인지 확신 못 해"
시장, "비둘기" 평가…주식·채권 랠리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해 22년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꾸준히 향할지 아직 확신하지 못한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닫지 않았지만, 시장은 연준의 긴축이 종료됐다고 보고 있다.
연준은 1일(현지시간)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는 22년간 최고 수준으로 월가의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다. 이번 결정은 FOMC 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FOMC는 기존에 발표된 대로 국채와 모기지 증권의 보유 축소도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위원회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적절한 정책 강화 정도를 결정하면서 누적된 통화 긴축과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 및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 상황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1.02 mj72284@newspim.com |
◆ 파월 "두 번 동결했다고 다시 못 올리는 것 아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신중하게 (통화정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지만, 아직 연준의 목표치인 2%를 꾸준히 향할지 확신하지 못해서다.
파월 의장은 현재 금리 수준이 연준의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충분히 제한적인지에 대해서도 연준이 확신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예상보다 강력한 경제와 고용시장 역시 연준이 긴축 종료를 선언할 수 없는 배경으로 꼽힌다.
연준은 성명에서 3분기 미국 경제활동이 '강력한 속도'(strong pace)로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미국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solid pace)로 확장했다는 지난 9월 FOMC 성명과 대조된다.
성명은 일자리 증가세가 연초 이후 둔화했지만, 여전히 강했고 실업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도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경기 둔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월 금리 결정과 관련한 질문에는 "2회 연속 금리를 동결한 후 다시 금리를 올리기 어려워진 것이라는 말은 틀렸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높아진 장기 국채 금리가 연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질문에 금융 여건의 긴축이 꾸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 기준금리 전망.[표=CME 페드워치] 2023.11.02 mj72284@newspim.com |
◆ 시장은 긴축 종료에 베팅
파월 의장이 긴축 종료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더는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12월 FOMC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78.9%로 반영 중이다. 시장은 내년 6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금리 인하 가능성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연준은 현재 금리 인하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주가지수가 상승 폭을 늘리고 국채 금리도 낙폭을 확대했다.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19분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0.71% 상승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02%, 1.38% 올랐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발표 전인 오후 1시 50분경 다우지수는 0.20%,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37%, 0.63%의 상승률을 보인 바 있다.
같은 시각 글로벌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0.1bp(1bp=0.01%포인트) 하락한 4.774%를 기록했으며 30년물은 5.6bp 밀린 4.968%를 나타냈다.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도 12.5bp나 급락해 4.946%를 가리켰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전문가들은 이날 FOMC가 비둘기파적으로 읽혔다고 전했다. 스파르탄 캐피털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성명은 비둘기파로 기울어져 있었다"며 "내가 예상한 것보다는 덜 매파적이었다"고 말했다.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2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는 사실은 연준이 12월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을 시사한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 연준은 (금리 인상을) 다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물론 연준은 지표에 의존할 것이며 인플레이션이 반전한다면 금리를 다 올린 것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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