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 바이든-네타냐후 항상 의견 같을 순 없어"
'바이든, 3일 교전 중단 제의에 네타냐후 거절'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백악관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에 반대하고,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두 달째로 접어들고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민간인 희생이 발생하면서 전쟁 초기 지지와 동맹을 강조해온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이의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기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7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가능성에 대해 "이스라엘 군대의 가자지구 점령은 옳은 일이 아니다"라며 쐐기를 박았다.
그는 심지어 "이스라엘과 미국은 친구이지만 모든 면에서 동의할 필요는 없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역시 모든 문제에서 항상 같은 입장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밖에 "이제는 특정 목적들을 위해 싸움을 중단할 시기"라며 이스라엘이 거부해온 인도적 교전 중단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이날 오전 CNN 방송에 출연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을 선호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구상은 이스라엘에도 좋지 않고, 이스라엘 국민에게도 좋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커비 조정관은 전쟁 후 가자지구 처리 문제와 관련, 이스라엘과 이 문제에 대해 계속 얘기할 것이라면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이미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지도자들과 관련 대화를 가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만 "그것이 어떤 것이든, 지난 10월 6일의 상태도 아니고 하마스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미국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와의 전쟁을 끝낸 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체의 안보를 무기한 책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허 '가자지구 재점령'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봤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 중 일부 석방을 위해 3일간의 교전 중단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같은 중재안은 미국과 이스라엘, 카타르에 의해 마련됐으며, 3일간의 교전 중단을 통해 하마스는 10~15명의 인질을 석방하고, 나머지 억류 중인 모든 인질들의 명단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날 12명의 인질을 석방할 준비가 돼 있지만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작전 때문에 석방을 할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서도 하마스의 의도를 신뢰할 수 없으며 인질과 관련한 협상에 동의할 수 없다며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7일 이스라엘 TV를 통한 성명에서도 "하마스가 인질들을 석방하기 전에는 가자지구에서 휴전이나 연료 공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핵심 근거지인 가자시티 내부로 진입해 들어가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