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킬러문항'없앴더니 '매력적인 오답'…"사교육 여전할 것"

기사입력 : 2023년11월20일 11:20

최종수정 : 2023년11월20일 11:20

"학생 상대로 말장난, '킬러'정의 모호"
"수능 어려우면 사교육 쏠림 현상 발생"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문항' 대신 '매력적인 오답'으로 변별력을 줬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학부모와 수험생 사이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학부모와 수험생 입장에서는 킬러문항과 매력적인 오답 간 유의미한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입시업체들은 20일 이번 수능에서 킬러문항은 배제됐더라도 '준킬러' 문항과 '매력적인 오답' 등 변별력을 주기 위한 장치가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준킬러 문항은 킬러문항보다 약간 쉬운 문항을 뜻하고, 매력적인 오답은 선택지에 정답과 유사한 문항을 섞는 것을 말한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종로학원이 17일 오후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2024 수능 결과 및 정시합격점수 예측 설명회를 개최했다. 2023.11.17 leemario@newspim.com

앞서 교육부는 킬러문항(초고난도문항)에 대해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이며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항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수험생들은 말로만 킬러문항을 뺀 게 아니냐는 입장이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어려운 문항'을 '킬러문항'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수험생은 "킬러문항을 없앤다고 했는데 이게 킬러가 아니면 뭔지 모르겠다. 오히려 작년보다 더 어렵게 낼 줄은 몰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수험생도 "킬러문항 대신 매력적인 오답을 냈다고 하는데 학생 상대로 말장난을 하냐"고 날 선 비판을 했다.

특히 한 입시학원 강사가 유튜브에서 수학 공통과목 실시간 문제 풀이를 진행했는데 22번의 경우 답을 구하는 데만 20분이 걸려 사실상 '킬러문항'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당 문항은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함숫값을 구해야 한다. 20일 오전 EBS가 공개한 문항별 오답률에 따르면 수학 22번 문항 오답률은 98.5%다. 100명 중 1.5명 정도만 문제를 맞췄다는 얘기다.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혁신교육센터장은 "수학 22번은 특정 사교육을 받은 학생이 유리한 문항"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교육부는 공교육 내에서 출제가 이뤄졌다는 완고한 입장이다. 2024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지난 16일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2024학년도 공통수학 22번 문항. [사진=한국교육과정평가원]

다만 학부모들이 이 같은 교육부의 발언을 믿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9월 교육부는 "지금도 수능은 교과과정 내에서 출제되고 있다"며 킬러 문항의 존재를 부정했지만 이러한 입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6월 킬러문항 존재에 대해 지적한 뒤 단번에 뒤집혔다.

지난해 윤 대통령은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라는 수치가 나오자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지시 직후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킬러 문항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교과과정 내에서만 수능 문제를 출제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을 반성하겠다"고 했다.

이번 수능에 대해 중1 자녀를 대치동 학원에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분노를 표했다. 그는 "킬러문항 배제 조치에 따라 수능이 쉬워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어렵게 나와 학원에 안 보낼 수가 없다"며 "오히려 수능 예측 가능성이 없어져 사교육이 폭증하지 않겠냐"고 소리를 높였다.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도 "킬러문항 배제 소식 이후 오히려 재수생이 증가했는데, 올해 불수능으로 시험을 망친 고3들이 또다시 재수를 선택해 사회적 비용은 더 들 것"이라며 "애초에 수능 6개월 전 출제 정책을 흔든 게 문제였다"고 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학 22번의 경우 학부모들은 정답률만 보고 킬러문항으로 봐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교육부 입장에서는 킬러문항이 아닐 수 있다"면서도 "고등 사교육의 경우 그해 수능에서 어려운 과목에 쏠리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는 전부 다 어려워 사교육이 줄어드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giz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