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진단, 복합적인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 진단 가능
코로나 외에도 길 낼 수 있어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 여러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면서 '다중진단'이 가능한 진단키트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마이코플라즈마가 흔하지 않은 균이었던 만큼 진단할 수 있는 범위를 최대한 넓게 가져가는 업체가 경쟁력을 갖는 셈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단키트 업체들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국내에서 독감 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까지도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코플라즈마는 사람 또는 동물의 폐나 생식기 등에 감염되는 세균으로, 영유아에게 발생해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엔데믹 이후 쪼그라들었던 진단키트 시장이 다시 재조명받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자가진단키트[사진=뉴스핌DB] 2022.05.06 nulcheon@newspim.com |
주목받는 진단키트 업체들은 6~10개 세균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다중 진단' 기술을 갖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폐렴균 진단 기업 중에서도 레지오넬라균이나 클라미디아균 등 대표적인 균을 진단하는 회사들은 많지만, 마이코플라즈마균을 진단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멀티데믹(multidemic)'이 유행하면서 다중 진단은 더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멀티데믹은 감염병이 복합적으로 유행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난해 겨울에는 영유아가 아데노바이러스와 엔테로바이러스에 동시에 걸리는 유행이 돌았다.
다양한 질환이 나타나는 상황에서는 진단키트 시장이 코로나 외에도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엔데믹 이후 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휴마시스, 엑세스바이오 등 기업들은 역성장의 길을 걷고 있다. 다만 엔데믹 이후 다양한 호흡기 세균·바이러스가 유행한다면 이에 발맞춰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핵심은 선제적 대응이다. 마이코플라즈마 유행 역시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이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국내에서 3~4년 주기로 유행하는데, 2019년 마지막으로 나타난 만큼 올해 유행할 확률이 높다. A업체 관계자는 "가을 때부터 제품을 공급할 수 있냐거나 샘플 키트를 보내달라는 문의가 계속 들어왔다"고 말했다.
다만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유행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실적에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백신 개발이 어렵고 유행이 장기화된 코로나19와 다르기에 진단키트 회사들이 그전처럼 수익성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1위 진단키트 업체 '씨젠'은 자사의 모든 제품에서 '마이코플라즈마 뉴모니아'를 검출할 수 있지만, 매출에 특별히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거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를 쓰면 유행이 확산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기존 질환보다 확산세가 이어진다면 마이코플라스마에 주력하는 특수 진단회사는 이익을 볼 수도 있을 거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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