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으면 군대라도 동원했겠지만 예측할 수 없었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유승재(57) 전 용산구 부구청장이 재판에서 "압사 사고를 예상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11일 오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용산구청 관계자 4명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유승재 용산구 부구청장(왼쪽 두번째)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청에서 열린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현장조사에 참석해 참사 당시 대응 관련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2.23 photo@newspim.com |
이날 피고인인 유 전 부구청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그는 "압사에 의한 사고는 예상할 수 없었다"며 "인파 운집 관련해서도 불법 적치물로 인해 사람들이 다칠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한 것일 뿐이다. 사람이 몰려 질서가 문란해지고 하는건 행정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검찰 측이 "감사 담당관 직원들이 10월 28일~29일 양일간 근무하면서 인파가 많은 시간을 피해 순찰한 것으로 보이는데 적절한 지휘 감독이 없었던 것 아니냐"고 묻자 유 전 부 구청장은 "이 (핼러윈 행사) 자체가 주최나 주관 부서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압사사고가 날 것을 예상했다면 그렇게 대응했겠냐"며 "예상했으면 군대라도 동원했겠지만 예측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재판 과정에서 '핼러윈 데이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이기 때문에 관리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검찰 측이 "사고 장소 위치를 보면 이태원역 1번 출구를 통해 세계음식문화거리로 가는 골목이고 인파가 집중될 것이 분명하지 않냐"고 하자 유 전 부 구청장은 "주변에 골목이 5~6개 돼서 한쪽으로만 몰린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했다.
이어 "(사고 골목이) 가장 가까운 거리는 맞지만 그곳에서 사고가 날 것이란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용산구청 관계자들에 대한 다음 재판은 내년 3월 11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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