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부처 및 국영기업, 자국산 스마트폰 사용 지침
"국내 부품사, 직접적 피해로 이어질 지 관망 중"
"삼성전자도 1% 점유율 지키기 어려워질 우려도"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외국 브랜드의 스마트폰 사용 금지령을 확대하면서 애플 의존도가 높은 국내 부품사들에 악영향이 미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23개 성 가운데 최소 8개 중국 성(省)의 정부 부처 및 국영 기업들은 1~2개월 사이 직원들에게 업무용으로 자국산 스마트폰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베이징과 톈진 등의 공직자들에게 내려졌던 외국 브랜드 스마트폰 금지령이 지방 하위 도시의 작은 공공기관 공직자들에게까지 확대된 것이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대중 제재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발 차원의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애플의 중국 내 매출 타격으로 국내 부품사들까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애플은 전체 매출의 20%가량을 중국에서 창출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외국 브랜드의 스마트폰 사용 금지령을 확대하면서 애플 의존도가 높은 국내 부품사들에 악영향이 미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15 프로맥스에 신형 폴디드 줌 카메라 모듈을 독점 공급하는 등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애플을 통해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7~8월 아이폰15 초도 물량의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올해 3분기 실적 타격이 불가피했다. 그런 만큼 올해 4분기 이후에는 아이폰15 출시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중국의 외국 브랜드 사용 금지령으로 인한 여파를 받을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연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시리즈 전 모델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전체 매출에서 30~40%가량이 애플에서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의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의 패널에 OLED를 공급하고 있다.
한 부품 업계 관계자는 "지난 9월 스마트폰 금지령 당시에는 매출 피해가 그다지 크지 않았던 만큼 이번에도 직접적인 피해로 연결될 지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별도의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부품사들이 애플 의존도가 큰 데다 지난 9월과 달리 금지령 범위가 확대되면서 매출 피해는 어느정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년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할 삼성전자에도 불똥이 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 안팎이지만 금지령이 확대되면 이마저도 지키기 어려워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몇 개의 중국 정부 기관에 이번 금지령이 내려졌는지 불분명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성장을 이어가려는 애플과 삼성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leeiy52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