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러시아 공장가동 멈춘 삼성·LG
고정경비 지출은 이어져..."추가철수 움직임 없어"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현대차가 러시아 공장 매각 결정을 내린 가운데 러시아에 공장을 둔 다른 기업들 역시 탈러시아 흐름이 이어질 지 주목된다. 현재 대기업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러시아에 공장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러시아생산법인(HMMR) [사진=현대자동차] |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는 임시 이사회를 열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 공장(HMMR)의 지분 매각 안건을 승인했다고 공시했다. 이 공장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사회 제재로 러시아에서 자동차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며 2022년 3월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의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과 함께 현지 판매량도 급격하게 줄었다.
현대차 뿐 아니라 러시아의 비우호국 기업들인 도요타, 르노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 역시 현대차보다 앞서 일찌감치 러시아에서 철수한 상황이다. 현재 러시아는 한국을 포함해 총 38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다.
현재 러시아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현지 공장 가동을 멈추고 있다.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에 TV와 모니터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현대차가 공장 가동을 멈춘 시기인 2022년 3월 공장 가동을 멈췄다. LG전자는 러시아 루사에 TV와 모니터, 생활가전 공장을 가동했는데, 작년 8월부터 공장 운영을 중단해 왔다.
전쟁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러시아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스마트폰과 TV시장에서 선전했고, LG전자는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가져갔다. 현재까지 양 사 모두 러시아 공장 매각과 관련된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은 사이즈가 크진 않지만 휴대폰 가전 등에서 한국 업체들이 잘 해와 브랜드 파워가 컸다"면서 "한국 전자업계 입장에선 러시아 역시 주요 시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러시아에 진출한 기업 입장에선 공장 가동을 멈췄다고 하더라도 고정경비가 나가야 하는 상황에 운영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러시아에서 한번 철수 결정을 내리면 다시 진입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 아직까진 현대차 이외에 철수 이야기가 나오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