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조원 돌파 이후 4년만
해러즈·이세탄 등 세계 유수 백화점과 어깨 나란히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단일 백화점 점포로는 처음으로 올해 연 매출 3조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강남점은 지난 20일 올해 누적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 2000년 개점 이후 2010년 최단 기간 연 매출 1조원 돌파한 강남점은 2019년 국내 첫 2조원 점포가 됐고, 4년 만인 올해 3조원의 벽을 뚫었다.
단일 점포 3조원은 영국 해러즈 런던,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 등 세계 유수의 백화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외관 전경.[사진=신세계] |
백화점 하루 영업시간 10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1초에 23만원씩 판매한 셈이며, 강남점의 올해 영업면적 3.3㎡(평)당 매출은 1억 800만원에 달한다.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최고 매출을 달성한 데는 흔들림 없는 구매력을 갖춘 VIP의 힘이 컸다. 올해 신세계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의 비중은 절반(49.9%)에 달해 신세계 다른 점포 평균(35.3%) 대비 높다.
VIP가 신세계 강남점을 찾는 가장 큰 이유로는 독보적인 MD(상품기획) 역량이 꼽힌다. 지난 2016년 신관 증축·전(全)관 리뉴얼을 통해 서울 최대 백화점으로 거듭난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최다 수준인 100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명품은 에르메스(4개), 루이비통(3개), 샤넬(4개) 등 이른바 3대 명품인 '에루샤'를 비롯해 구찌(6개), 디올(4개)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강남점에서만 각각 패션·화장품·주얼리 등 카테고리별 세분화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고소득 가구가 밀집한 강남 지역을 끼고 있다는 점도 VIP 확보에 한몫한다. 서초 반포·강남 개포 등 강남권 신규 아파트 입주에 힘입어 올해 강남점의 리빙 카테고리는 35.7%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특정 지역이나 연령대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과 연령대를 넓혔다. 서울 외 지역에서 신세계 강남점을 찾은 소비자의 매출 비중은 50.3%로 과반을 차지한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 이하가 구매객의 40%에 달하고, 특히 20대가 10%를 차지하며 '잠재 고객'에서 '주요 고객'으로 자리매김한 것이 눈에 띈다. 올해 신규 고객 매출의 절반은 20~30대가 차지했다.
강남점이 이처럼 2030 세대로 고객층 확장에 성공한 것은 스트리트 패션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거 들여오면서다.
강남점은 지난해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시작으로 올해 남성 컨템포러리 전문관, 프리미엄 스포츠·아웃도어 전문관 등을 이른바 'MZ 브랜드' 중심으로 새단장했다.
팝업 전용 공간 '더 스테이지'는 유휴 공간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던 관행을 깨고 임시 매장을 위한 정식 공간을 마련하는 시도로 정식 매장과 견주는 매출을 올렸다.
티파니,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시즌 컬렉션이나 신상품을 최초 공개하며 더 스테이지는 럭셔리 브랜드 매장의 연간 매출에 견주는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내년에는 2009년 이후 15년 만의 식품관 리뉴얼이 한 해에 걸쳐 완성된다. 국내 최대인 1만 9800㎡(약 6000평) 규모로 새로 태어날 강남점 식품관은 신세계의 식음(F&B) 콘텐츠 역량을 총 집결해 국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미식을 아우를 예정이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강남점의 국내 최초 단일 점포 3조원 달성은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얻어낸 귀중한 결실"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