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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 '후폭풍' 581개 하청업체 연쇄 도산 우려…정부, 유동성 지원

기사입력 : 2023년12월28일 16:26

최종수정 : 2023년12월28일 17:03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하도급업체 연쇄 부실 우려
건설사 워크아웃, 2013년 쌍용건설 이후 10년만
"정부 지원 적절치 않아" 지적도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시공능력평가 16위 건설사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협력업체들이 연쇄 도산 우려에 처했다. 공사중단과 대금미지급 또는 연기등으로 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협력사들이 연쇄 위기를 겪지 않도록 만기 연장, 정책금융프로그램 활용한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 고금리 상황과 함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당분간 중소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연쇄부도 파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협력업체들이 연쇄 도산 우려에 처했다.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뉴스핌 DB]

◆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하도급업체 연쇄 부실 우려

28일 국토교통부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태영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위한 대응과 함께 581개 협력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호 조치를 시행한다.

태영건설은 부동산 PF 대출의 만기연장과 차환이 어려워지면서 이날 오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높은 자체시행사업 비중, 258%에 달하는 부채비율, 3조7000억원의 PF 보증 등으로 기업을 자체적으로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워크아웃을 선택했다. 태영그룹과 대주주가 산업은행에 제출한 추가 자구계획에는 그동안 시행한 1조원 이상의 자구노력과 함께 워크아웃을 위한 계열사 매각, 자산‧지분담보 제공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협력업체와 하도급업체의 연쇄 부실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수의 건설사들이 하나의 협력업체를 공유하는 만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협력업체가 어려워지게 되면 해당 협력업체를 공유하는 다른 건설사에도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미 건설사들은 태영건설과 거래하고 있는 협력업체들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건설업은 후방 연쇄 효과가 큰 업종으로 대형 건설사의 위기는 곳 협력업체는 물론 다른 건설사에까지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정부는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을 신속히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태영건설은 공사 140건을 진행 중이다. 이 중 수익성 있는 곳을 선별해 태영건설 또는 공동도급사가 공사를 계속 할 수 있도록 한다. 태영건설이나 공동도급사의 공사 진행이 어렵다면 신탁사 또는 보증기관이 대체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이어갈 수 있다.

이에 대한 협력업체는 581개사, 1096건의 하도급 계약이 얽혀있다. 다만 이 가운데 1057건(96%)은 건설공제조합의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가입 또는 발주자 직불 합의가 돼 있어 하도급대금을 받지 못하면 보증 기관을 통해 대신 하도급 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아울러 태영건설에 대한 매출액 의존도가 높아(30% 이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하도급사는 금융사 채무를 일정기간(1년) 상환유예 또는 금리감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일시적 유동성 부족에 처한 협력업체는 신속지원(Fast Track) 프로그램을 우선 적용토록 할 계획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워크아웃을 신청한 기업(태영건설)과 협력업체(자재납품, 하도급 등), 직접적 업무관계가 있는 금융기관까지 대출 등 회수불능 가능성이 있어 안타깝다"며 "현재 PF 시장의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추가로 유사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개별 기업의 사안으로 봐야지 건설업 전체로 확대해석하면 안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 건설사 워크아웃, 2013년 쌍용건설 이후 10년만…"정부 지원 적절치 않아" 지적도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협력업체에 대해서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협력업체 대출 만기연장, 금리인하 등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다"면서 "결국은 금융쪽에서 도움을 줘야하는데 추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뢰가 떨어진 업체에 쉽게 대출 만기 연장이나 보증을 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받아들인다면 2013년 쌍용건설 이후 10년 만에 시공순위 30위권 이내 대형 건설사가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된다.

쌍용건설은 워크아웃 당시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로 국내도급 협력업체만 1480개에 달했다.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받은 이후에도 정상화에 실패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며 다수의 하도급업체가 대금을 받지 못해 연쇄 피해를 입었다.

앞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에 수많은 건설사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도 했다. 당시 국내 100대 건설사 가운데 워크아웃, 법정관리, 채권단 관리, 부도, 폐업 등 처리를 받은 건설사는 45개에 달했다.

2009년에는 금호산업과 동문건설, 경남기업이, 2010년에는 벽산건설과 신동아건설, 남광토건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2011년엔 LIG건설, 월드건설, 2012년에는 벽산건설과 남광토건, 삼환기업, 풍림산업 등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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