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차 2종 출시 후 올해는 국내 생산 신차 없어
수입 OEM 신차 콜로라도·이쿼녹스EV 등 도입 검토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이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국내 생산 신차가 없는 올해가 진정한 내수 경쟁력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46만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76% 판매가 늘었지만 수출이 88.5%, 내수가 4.1% 증가함에 따라 사실상 수출이 판매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엠 한국사업장은 올해 국내 생산 신차 없이 수입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차량으로 신차 라인업을 구성할 계획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사진= GM] |
이는 지난해 창원공장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 부평공장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면서 신차 라인업이 완성됐기 때문이다.
지엠 한국사업장은 그동안 국내에서 생산하던 모델을 정리하고 지난해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2종만 생산하고 있다. 기존에 구형 트랙스, 말리부를 생산하던 부평 2공장을 폐쇄하고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던 스파크를 단종해 글로벌 인기 모델인 신차 2종의 생산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지엠의 계획은 일단 지난해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연초에 출시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1만6135대 수출돼 해외 판매를 이끌었으며 트레일블레이저도 부분변경 모델 출시와 함께 21만3169대 수출됐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내수 시장 판매도 견인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해 2만3656대 판매되며 지엠의 국내 판매 차량 중 유일하게 1만대를 넘어섰다. 사실상 트랙스 크로스오버 차종 하나가 지난해 국내 판매를 이끈 셈이다.
그럼에도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4.4% 증가에 그쳤다. 지엠의 효자 모델이었던 스파크가 단종되면서 그만큼 판매량이 빠졌기 때문이다.
국내 생산 신차가 없는 올해는 지엠의 내수 경쟁력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출시된 완전신차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신차 효과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출시 3개월 만에 국내 판매 1만대를 넘어서며 월 평균 3300대 이상 판매됐지만 지난해 12월에는 1637대로 떨어졌다. 트레일블레이저는 부분변경 모델 출시에도 연 판매량이 7523대로 전년 대비 48.3% 줄었다.
지엠 한국사업장은 아직 올해의 신차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추가 신차는 없고 수입 OEM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신형 콜로라도, 전기차 이쿼녹스 EV 등의 모델의 국내 시장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사진= GM] |
지엠 한국사업장 관계자는 "작년부터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라는 경쟁 차종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사업장이 맡은 부분은 소형 SUV 모델인 2개 차종의 생산"이라며 "추가적으로 차종을 배정받기 위해서는 일단 맡은 바인 2개 모델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평 2공장을 폐쇄했다고 하지만 공장이 아닌 생산라인 하나를 가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미 해당 공장 근무자들은 창원으로 전환배치가 이뤄졌고 신차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사업장에서 글로벌 수출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내수 시장을 소홀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볼륨 모델이 아니더라도 수익성 높은 수입 신차 모델의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 생산 신차가 추가로 나오지 않는다면 지엠 한국사업장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사들인 르노코리아자동차와 KG 모빌리티가 각각 올해와 내년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하는 만큼 지엠도 국내에서 생산하는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엠은 작년에 수출이 잘됐고 올해도 그 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신차가 없으면 판매량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노조에서 국내 배정을 요구하고 있는 전기차라든지 아니면 하이브리드차라도 국내에서 생산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수입 OEM 모델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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