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국제고 등을 유지하기로 결론을 내린 것과 관련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이에 비판의 뜻을 비췄다. 고교 서열화에 따른 입시경쟁과 사교육 과열 현상이 심화하는 상황을 교육부가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교육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고교 서열화를 깨고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며 공교육 경쟁력을 올리기 위한 교육공동체의 10년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5일 오전 서울 성동구 덕수고등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졸업식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2024.01.05 leemario@newspim.com |
그는 "지난 정부의 정책적 결단을 끌어내며 결실을 맺기 직전이었지만 윤석열 정부 후진으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더구나 이주호 당시 장관이 다시 교육부 장관이 되어 이를 주도하는 것을 보는 심정은 한없이 무겁다"고 했다.
전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해당 사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정부 정책 초점은 일반고를 다양화하고 고교 학점제를 현장에 안착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조 교육감은 비판의 날을 세웠다.
조 교육감은 "현재 초등 의대반 열풍, N수생 양산을 낳는 우리 사회의 참혹한 입시경쟁 현실을 애써 외면한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이 어두운 현실을 바꾸기 위해선 서열화된 대학 체제와 고교체제를 수평적으로 개혁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 존치는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상황과 맞물려 자사고에 대한 쏠림 현상과 고입 입시를 위한 사교육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바 있다"며 "충실한 고교학점제 운영과 일반고 지원을 통해 다시 제2의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난 문재인 정부는 사교육 과열 현상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자사고·외고·국제고를 2025년까지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윤 정부가 이를 뒤엎고 현 고교 체제를 존속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한 시행령이 전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당일 교육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정부의 '획일적 평준화' 정책을 바로잡고 학생의 교육 선택권을 보장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진보 성향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고교 선택권을 누릴 수 있는 건 고액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과 학부모에 불과하다며 "교육부는 개정안을 당장 철회하라"는 비판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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