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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불산 누출사고' 램테크놀러지, 주민에게 700만원씩 배상해야"

기사입력 : 2024년01월24일 06:00

최종수정 : 2024년01월24일 06:00

충남 금산군 공장 인근 주민 소송…원심 승소 대법 확정
환경오염피해구제법상 인과관계 증명부담 완화 판결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2016년 충남 금산군 소재 램테크놀러지 공장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로 피해를 입은 인근 마을 주민들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씨 등 19명이 램테크놀러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사진=뉴스핌DB]

지난 2016년 6월 4일 반도체 공정용 화학소재 기업인 램테크놀러지가 운영하는 충남 금산군 소재 공장 내에서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누출된 불산이 증발해 약 33kg 상당의 불화수소가 기체 상태로 공기 중으로 확산했다.

인근 마을에 거주하는 A씨 등은 불산 누출 사고 이후 기침, 가래, 수면장애, 소화장애, 기관지 불편, 두통, 안구통증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2017년 2월 램테크놀러지를 상대로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환경오염피해구제법)과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환경오염피해구제법 제6조 제1항에 따르면 시설의 설치·운영과 관련해 환경오염 피해가 발생한 때에는 해당 시설의 사업자가 그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또 제9조 제1항은 해당 시설이 환경오염 피해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볼 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때 그 시설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램테크놀러지 측은 A씨 등이 불화수소의 영향 범위 밖에 거주했고 소변 검사 결과 불산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이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원고들이 이 사건 사고 무렵 불화수소 가스의 직접 영향 범위 내에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불소에 직접 노출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신체적·재산적 피해 우려, 유사한 사고의 재발 우려, 재발 시 피해 우려로 인해 원고들에게 수면장애, 불안장애 등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장애는 순수한 정신적 고통을 넘는 심리적 건강 침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피고의 공장으로 인해 환경오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1인당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항소심은 "피고의 공장에서 유출된 불산이 기체 상태로 공기 중으로 확산됐다가 지표면으로 낙하해 원고들에게 피해가 발생했다고 볼 만한 개연성이 충분하다"며 "이 사건 사고와 원고들의 피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액수는 1심보다 상향해 1인당 700만원으로 정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항소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램테크놀러지 측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은 "시설 사업자에게 환경오염피해구제법 6조 1항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경우 피해자가 여러 간접사실(시설의 가동과정, 사용된 설비, 투입·배출된 물질의 종류와 농도, 기상조건, 피해발생의 시간·장소, 피해자의 양상과 그 밖에 피해발생에 영향을 준 사정 등)을 통해 시설의 설치·운영과 관련해 배출된 오염물질 등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 및 재산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볼 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면 그 시설과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추정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해당 시설에서 배출된 오염물질 등이 피해자나 피해물건에 도달해 피해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반드시 직접 증명돼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달리 이 사건 사고와 원고 등에게 발생한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사정은 없어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기존 환경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인과관계 인정을 위해 유해물질의 배출, 피해자에의 도달, 피해 발생 사실을 각각 증명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번 판결은 선례에 비해 피해자의 인과관계 증명부담을 완화했다.

대법 관계자는 "환경오염피해구제법상 배상책임에서 인과관계가 쟁점이 된 첫 사건으로 '전체적으로 보아 시설의 설치·운영과 관련해 배출된 오염물질 등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 및 재산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볼 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면 그 시설과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추정된다'는 법리를 처음으로 선언했다"고 밝혔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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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관세전쟁 첫 포문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며 관세전쟁(tarrif war)의 첫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월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관세명령에 서명했다. 발효 시점은 오는 2월4일 0시1분으로, 실제 적용까지는 이틀의 시간이 남았다. 4개 당사국(미국 캐나다 멕시코 중국)이 이틀 간의 협상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명령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 등으로 맞대응할 경우 미국 정부가 관세율을 인상할 수 있는 보복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앞서 캐나다 등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보복조치로 응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이를 실행에 옮길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더 묵직한 보복 관세(25%를 넘는 관세율)로 응징에 나설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2월1일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예고했던 관세부과를 명령했다 [사진=블룸버그] ◆ 관세부과 대상 7년전의 4배 육박 캐나다산 석유 등 에너지 수입 품목에는 예고한 대로 10% 관세만 부과된다. 백악관 관리들은 블룸버그에 "이는 미국내 가솔린과 난방유 가격의 상승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예외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현지시간 2월1일) 자산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불법 이주민, 그리고 펜타닐을 비롯해 우리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치명적인 약물이라는 주요 위협 때문에 국제경제긴급권한법(IEEPA, 일종의 비상 경제 권한)을 발동해 관세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는 미국인을 보호해야 하며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나의 책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이 수입한 캐나다산 재화는 4186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1060억달러어치는 캐나다산 원유와 천연가스, 전기 등 에너지 관련 품목이다. 같은 해 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한 재화는 4752억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제품까지 보태면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수입품은 (2023년기준) 1조3000억달러에 이른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2018~2019년 중국산 수입품에 4차례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적용 대상이었던 수입품은 약 3600억달러어치였다. 이번 조치로 영향을 받는 수입품은 금액기준으로 7년전의 4배에 육박한다. ◆ 높은 협상 문턱? 앞서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그리고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로도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의 허술한 국경 경비 탓에 불법 이민자와 카르텔(범죄조직),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불법 펜타닐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이 그 온상"이라고 지적하며 "이들 나라가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거듭 공언해 왔다. 비경제적 목적, 즉 정치·사회적 목적으로 두 동맹국에 단행된 이날의 관세조치는 목표한 바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된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 다자무역협정, 즉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맺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으로 유입되던 불법적인 펜타닐이 제거됐다고 확신이 설 때까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관세 조치의 실제 발효까지는 이틀의 말미가 남았다. 앞서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내 불법 체류자 인수를 거부했다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25%의 관세 폭탄을 맞은 뒤 9시간 만에 백기를 들었다. 백악관도 불법 이민자 추방조건을 콜롬비아가 수용하자 관세 등의 제재 조치를 유보하기로 했다. 그런만큼 캐나다와 멕시코 등에 대한 이번 관세조치 역시 협상의 여지는 열려 있다. 일종의 '선(先) 관세 선포-후(後) 협상'의 수순인데, 다만 미국 고위 관리들의 발언을 전한 외신들에서는 협상의 문턱이 제법 높아 보인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WSJ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캐나다 및 멕시코와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관세 인하의 기준이 높게 설정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진전의 최고 척도는 미국인들이 불법 펜타닐로 사망하는 사건이 멈추고 미국 국경에서의 (불법) 이주와 광범위한 범죄 활동이 '극적으로 감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멕시코, 보복 예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에 캐나다와 멕시코는 즉각 맞대응을 예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이 4일부터 대부분의 캐나다 제품에 25%, 에너지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다"며 "이런 것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캐나다는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더그 포트 온타리오주 주지사는 "이제 캐나다는 반격하고, 더 강하게 반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경제부 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조치를 포함, 플랜B를 시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 미국 내부에서도 불만..."자동차·정유·전자상거래 등 타격 불가피" 트럼프의 이번 관세 부과조치는 그간 면세 혜택을 받던 캐나다산 소액 수입품에도 적용된다. 이는 800달러 미만의 소액 캐나다산 수입품이 통관 과정에서 적절한 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WSJ는 이러한 최저한 면세(de minimis exemption)조항이 사실상 제거됨에 따라 이번 조치는 실질적으로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더구나 블룸버그는 이번 명령은 캐나다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소형 소포에 대한 면세 축소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잠재적으로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쇼핑물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조치의 적용 범위가 아직은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미국 관리는 기자들에게 "미국은 이러한 면세(de minimis exemption) 조치로 막대한 관세 수입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 공급망은 캐나다와 멕시코의 부품 및 조립 공장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 그런만큼 이번 관세로 미국 자동차업계가 겪게될 충격도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오토스 드라이브 아메리카(Autos Drive America)의 제니퍼 사파비안 대표는 이메일 성명에서 "관세 부과는 미국의 일자리와 투자, 그리고 소비자 모두에게 해로울 것"이라며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는 장벽을 줄이고, 생산을 방해하는 규제를 완화하고, 더 큰 수출 기회를 창출하는 정책이 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 자산시장 충격파 예고...스태그플레이션 그늘 미국 태평양 북서부와 북동부 지역은 캐나다산 천연가스와 전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캐나다산 에너지 품목은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낮게(10%) 적용되지만 가계와 기업들의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다.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당장 미국 내 원유 생산과 송유관 설비를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간 지리적 조건으로 캐나다산 원유에 의존했던 정유사들의 경우 정제 마진 압박을 겪게 된다. 캐나다산 원유에 10% 관세가 부과될 경우 원재료 비용 상승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비용을 판매가격에 전가하면 물가상승률이 꿈틀대게 된다. 예고했던 관세가 단행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들썩일 위험, 그리고 이를 선반영해 미국의 시장금리(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가 덩달아 고도를 높일 가능성은 글로벌 자산시장을 흔들어 놓을 위험 변수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 등의 경우 통화 가치 급락으로 자산시장이 한바탕 휘청댈 수 있다. 앞서 국제결제은행(BIS)은 관세를 장착한 달러 강세가 글로벌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늘을 짙게 드리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관세 장착한 강달러,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야기한다"   osy75@newspim.com 2025-0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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