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법위 2기 마지막 정기회의..."준법경영문화 체질화"
3기 준법위, 거버넌스 측면 삼성 ESG경영 주목해야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삼성의 독립 감시기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가 마지막 정례회의를 끝마쳤다. 준법위 2기 활동 가운데 가장 주목됐던 것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옛 전경련)의 재가입 권고였다.
여기에 삼성 내부적으론 계열사의 컴플라이언스 조직 강화 등 준법경영문화가 강화된 것을 2기 준법위의 성과로 꼽고 있다. 다음달 삼성 준법위 3기가 출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3기 준법위에선 삼성이 거버넌스 측면에서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기 준법위 통해 삼성 계열사 한경협 재가입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마지막 정기회의를 마무리 했다. 이 자리에서 이찬희 준법위원장은 정기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2기가 1기에서 이뤄놓은 성과를 바탕으로 유지되고 준법 경영 문화를 체질화 했다면, 3기는 좀 더 발전적인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준법위라는 아주 시범적인 제도가 정착되고 진행돼 나가는 데는 준법위 위원뿐만 아니라 삼성의 모든 구성원과 외부 관심이 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이 지난 8월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준법위 임시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삼성 준법위 2기는 지난 8월 임시회의를 통해 전경련(현 한경협) 복귀 에 대해 조건부 합류를 권고했다. 이후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5개 계열사는 전경련에 재가입했다.
준법위의 전경련 가입 권고가 의미가 있는 점은 준법위가 탄생된 배경과 이어진다. 삼성 준법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재판부가 삼성 내부 준법감시 제도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삼성이 받아들이며 탄생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고리가 됐던 만큼, 삼성 준법위가 탄생한 배경엔 전경련의 정경유착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이에 삼성 준법위가 전경련 가입 권고를 내렸을 당시에도 재가입 권고를 하지만 정경유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조심스런 입장을 내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준법위 활동으로 삼성 내부 컴플라이언스 조직이 강화된 부분이 있고 가장 컸던 것은 전경련 재가입이었다"면서 "2기 땐 1기 때와 비교해 이재용 회장의 승계포기, 무노조 경영 철폐 등과 같은 강력한 것들은 없었지만, 대내외적으로 준법경영이 내실화됐다는 점은 성과로 꼽을만하다"고 전했다.
◆"3기 준법위, 거버넌스측면 경영진 견제장치 마련해야"
삼성 준법위 3기 위원회는 준법위에 소속된 삼성의 7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거쳐 위원회 구성을 마친 후 다음달 부터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준법위 3기에 기대되는 부분은 삼성이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주목하는 가운데, 3기 준법위를 필두로 한 거버넌스 중심의 체질 개선이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기업들의 ESG 경영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 삼성 역시 ESG 경영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지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면서 "ESG가 환경과 소셜·사회공헌, 거버넌스 세 가지 부분으로 나뉘는 만큼 3기 준법위에선 이와 관련된 각 활동에 보다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삼성 내에서 발생하는 불법적 소지나 소비자 불편, 노동자 친화적 경영, ESG 경영 등이 준법위가 챙겨야할 사안"이라며 "거버넌스의 경우 노동이사나 공익이사의 이사회 참여와 같이 보다 근본적으로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을 위해 준법위가 역할을 해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