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규모 줄이되 서민 맞춤형 기준안 마련
민간 장기모기지 활성화 유도, 유동성 확보
취약계층공급 부족 시 추가 공급안 추진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융당국이 지난해 44조원 가량 공급된 '특례보금자리론' 대신 10조원 규모의 '보금자리론'을 출시한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공급을 줄이는 대신 서민들에게 혜택이 집중되도록 관리한다. 추가적인 유동성은 민간 금융회사 공급을 유도해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9일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됨에 따라 30일부터 새로 개편된 보금자리론을 10조~15조원 규모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1월 도입된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이라면 소득기준 없이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해주는 1년 한시 정책모기지 상품이다. 금리도 출시 기준 시중은행 대비 절반 수준인 3~4%대(고정금리)를 유지했으며 DSR 규제에서도 제외됐다.
◆44조→10조 대폭 축소, 다자녀 등 특혜 집중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서민생활 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는 입장이나 과도한 규제완화로 인해 가계부채 확산의 주범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공급된 특례보금자리론 규모는 44조원에 달한다.
신규 보금자리론 대출 기준 및 우대금리 기준. [사진=금융위] |
이에 금융위는 특례보금자리론 대신 신혼부부와 다자녀, 전세사기피해자 등에게 혜택을 집중시킨 보금자리론을 출시한다.
규모 역시 10조원을 기준으로 하되 시장 자금수요에 변수가 생기더라도 최대 15조원을 넘지 않도록 관리한다. 특례보금자리론과 비교하면 최대 1/4까지 공급을 줄이는 셈이다.
보금자리론 지원요건은 ▲연소득(부부합산) 7000만원 이하·주택가격 6억원 이하를 대상으로 한다.
대신 신혼부부(7년 이내) 연소득 8500만원 이하, 다자녀 가구는 자녀 수에 따라 8000만원∼1억원까지 소득요건이 완화 적용되며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는 소득제한 없이 9억원 이하 주택까지 지원한다.
금리는 4.2~4.5%를 적용하되 취약부문에 대해서는 3%대 중반의 금리가 제공될 수 있도록 우대금리 혜택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세사기피해자 100bp(1%p), 장애인·다자녀(3자녀 이상)·다문화·한부모 가구의 경우 각각 70bp의 우대금리가 적용되며 저소득청년·신혼부부·신생아가구 등에도 10∼20bp의 혜택을 지원한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전세사기피해자, 장애인·다자녀 등 사회적 배려층과 저신용자에 대해 2025년초까지 면제하고 일반가구 대상으로도 시중은행 절반수준(0.7%)을 적용할 예정이다.
만기는 10∼50년이다. 단 40년 이상은 40년은 39세 이하(신혼부부 49세), 50년은 34세 이하 (신혼부부 39세) 등 청년층만 대상으로 지원한다.
◆민간 장기모기지 활성화 유도, 취약계층 공급 주력
정책모기지를 줄이는 대신 적격대출의 경우에는 민간 금융회사가 스스로 장기모기지 공급을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를 위해 은행 스스로 차주의 상환위험이 안전하게 관리되는 상품을 취급하도록 제도적 혜택을 부여한다.
혼합형(고정금리기간 5년초과 등)과 주기형, 순수 고정금리 대출 등에 대해서는 스트레스DSR 산정시 차주의 금리위험에 상응해 가산금리를 완화해서 적용하고 은행의 예보료‧주신보 출연료율 산정시 변동금리 대비 낮은 출연료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사진=금융위] |
정책모기지 공급속도 관리 등에 따른 주택금융공사의 정책여력을 민간 자체적인 장기모기지 공급을 간접 지원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 기능의 대대적인 개편도 추진한다.
시중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에 대해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사업을 1분기내에 신속히 추진하고 이르면 2분기까지 커버드본드 채권이 투자자가 원하는 만기구조·규모 등으로 일정하게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재유동화를 지원하는 기구(커버드본드 재유동화 기구)도 출범한다.
금리 리스크 관리가 어려운 금융기관 등의 수요에 맞춰 이자율 스왑 등을 지원하는 사업(스왑뱅크)도 적극 추진한다.
아울러 은행 자체적인 장기모기지를 위한 주요한 장기 자금조달 수단인 커버드본드의 발행 활성화를 위해 현 1.5%인 예대율 인정한도를 상향 조정하고 절차개선 및 인프라 확충 등도 추진한다.
금융위는 "올해 금리인하 기대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엄격히 관리하면서도 서민과 실수요층의 꼭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지원하는 균형된 접근이 중요하다"며 "국토부가 운영하는 디딤돌 대출 등이 적극적으로 공급되는 만큼 취약계층에 대한 전체적인 정책모기지 지원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금자리론도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공급규모를 일정범위 내 관리하더라도 지원이 절실한 취약계층에 대해 충분한 지원과 혜택이 제공되도록 운영에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