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민생 책임지는 공당 맞는지 근본적 회의"
"다른 협상안 제시해 온다면 적극적으로 검토"
尹, 4대 정책 패키지 발표…"최소한의 전제"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더불어민주당이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적용을 재유예하는 개정안을 수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총선 때 양대 노총의 지지를 얻고자 800만 근로자의 생계를 위기에 빠뜨린 결정은 선거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운동권 특유의 냉혹한 마키아벨리즘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맹폭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어제 중대재해법 확대 적용 유예를 끝내 거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민주당이 과연 민생을 책임지는 국민의 공당이 맞는지, 의회 민주주의를 할 생각이 있는지 근본적인 회의가 들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2.02 leehs@newspim.com |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일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을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전면 확대하는 규정 시행을 2년 유예하고 산업안전보건지원청을 신설하되 2년 후 개청하는 협상안을 제시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수용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중대재해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를 거부하기로 하면서 개정안 처리가 불발됐다.
이를 두고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끝내 자신들이 요구하는 안마저도 걷어차고 말았다"라며 "신의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50인 미만 기업 대부분은 중대재해법의 무거운 요구 때문에,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법의 확대 적용에 대비하지 못했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민주당이 국민 공당이 될지 아닐지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추가 협상 가능성'에 대해 "민생을 위한 일이라면 어떤 일도 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다른 협상안을 제시해 온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 내부에서 산업안전청이 아니라 산업안전지원청이라서 반대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라는 말에는 "세부적인 법안 내용까지 동의했으니까 의원총회에 안건으로 부쳐서 의견을 들은 거 아니겠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민주당 원내대표하고 합의가 안된 사안을 민주당이 의원총회에 부치겠나. 상식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원내대표는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동네 빵집, 식당, 카페 등이 관계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두고는 "법 유예를 통과시키지 않아 생길 후폭풍을 대비해서 미리 방어막을 치는 이야기들"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원내대표는 "그런 이야기를 여러 차례 민주당이 해왔지 않나"라며 "유예를 민주당이 수용하지 않았다면 민심의 소리를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게 오히려 더 당당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또 이날 회의에서 윤 원내대표는 정부가 의료 개혁을 주제로 발표한 '4대 정책 패키지'에 대해 "필수 의료, 지역 붕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라고 설명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 개혁'을 주제로 열린 여덟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 체계 공정성 제고 등 4대 정책 패키지의 세부 방안과 함께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서 윤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은 그동안 필수 의료와 지역의료의 완전한 붕괴를 막기 위해 의료인력 확충이라는 국민적 요구와 의료인 후생 향상이라는 의료인 요구를 조화시키기 위해 고심을 거듭해 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의사 배출 숫자는 인구 규모가 비슷한 다른 나라에 비해 한참 뒤처지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고 있다. 의사들이 이런 국민 여론을 잘 고려해주길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번 대책은 그간 의료계가 의료사고안전망 및 보상 체계 공정성과 관련해 요구해 온 사항을 모두 담고자 노력했다. 이번만큼은 의사들이 전향적 자세로 의료 개혁에 앞장서주길 바란다. 의료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의료 개혁의 주체가 되어주길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rkgml9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