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기고] 상상이 영상으로 만들어지는 세상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눈을 감고 상상해보자. '스타일리시한 여성이 빛나는 네온과 도시 간판으로 가득한 도쿄 거리를 걷는다. 빨간색 긴 드레스에 검은 가죽 재킷을 걸치고 검은색 부츠, 검은색 가방을 든 그녀는 빨간 립스틱에 선글라스를 끼고 자신감 있고 자연스럽게 걷고 있다. 보행자들이 지나가고. 거리는 축축하고 바닥엔 다채로운 조명이 반사되어 거울 효과를 만들어낸다.'

머릿속에 그린 것 이상으로 생생한 장면이 바로 몇 분만에 영상으로 만들어진다. (https://openai.com/sora 에서 상상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오픈AI에서 발표한 동영상 생성AI 소라(Sora)이야기다.

15일 챗GPT를 만든 오픈AI는 공식 홈페이지와 X(전 트위터)를 통해 문장을 입력하면 영상을 만들어주는 '텍스트 투 비디오(Text to Video)' 모델인 소라를 공개했다. 다양한 프롬프트 예시와 보기 영상을 함께 게재한 오픈AI는 "모든 동영상은 소라가 생성한 동영상이고, 어떠한 수정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라가 만든 여러 편의 영상들은 실제로 현장에서 직접 촬영하거나 그래픽 작업으로 만든 애니메이션과 구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고 생생하다. 피부 결, 주름, 머리카락, 미세한 미소 같은 인물의 움직임이 현실의 사람과 혼돈될 만큼 자연스럽고, 시시각각 변하는 배경은 마치 사람이 계획해 촬영을 진행한 것처럼 다양한 구도를 보여준다.

소라의 놀라운 영상 퀄리티에 외신들은 '영상 제작의 혁명'이라고 했고 AI영상 분야의 선두 기업 런웨이의 CEO는 "게임이 시작됐다"는 소감을 남겼다.

오픈AI의 '소라'로 만든 동영상 캡처 [사진=오픈AI 사이트] 2024.02.16 kwonjiun@newspim.com

동영상 생성은 텍스트나 이미지 생성보다 훨씬 어렵고 까다로운 기술이다. 기술적, 계산적, 창조적 측면에서 복잡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동영상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일련의 이미지(프레임)의 연결로 구성된다. 당연히 각 프레임은 시간적으로 연속적이고 일관성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AI 동영상 생성물에서는 같은 영상 안에서도 캐릭터나 사물의 형태가 조금씩 달라져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복잡한 내러티브와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도 요구된다. AI가 단순히 물체를 인식하고 생성하는 것을 넘어서, 그 물체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과 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이야기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자연스러운 동영상을 생성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AI 모델에게 더 많은 지능적 이해와 추론 능력이 요구되는 셈이다.

특히 한두 줄의 프롬프트에 따라 완성형 비디오를 만들어 내는 것은 언어로 표현되지 않은 부분과 시간의 흐름까지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이미지가 영상 속에서 연계되는 패턴만을 학습하는 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의 물리적 규칙을 내재화하고 이를 시나리오에 적용해야 함을 의미한다.

오픈AI는 기술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비디오 데이터 생성 모델링을 연구했다'고 밝혔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AI가 언어를 정확하게 이해해서 적합한 비디오를 생성할 수 있도록 비디오에 관해 설명돼 있는 캡션이 포함된 비디오를 학습시켰고 달리3(DALL·E 3)에 적용된 시각 데이터를 훈련해 언어 이해 품질을 높였다.

또 오픈AI는 동영상과 이미지를 '패치'라는 작은 데이터 단위 모음으로 표현하는데 마치 언어모델의 '토큰'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를 표현하는 방법을 통합함으로써 다양한 기간, 해상도 및 종횡비에 걸쳐 이전보다 더 광범위한 시각적 데이터에 대한 확산모델 트랜스포머(Diffusion model Transformer)를 교육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소라가 실제 세계를 이해하고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모델의 기반역할을 하며 이 기능은 AGI 달성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 믿는다"는 문구였다. 한 마디로 실제 세계의 범용 시뮬레이터 구축을 위한 경로를 개발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물론 소라는 아직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오픈AI는 소라가 복잡하고 물리적인 장면을 묘사하거나 인과관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사람이 쿠키를 한입 베어 무는 장면의 다음 장면에 쿠키를 깨문 자국이 나타나지 않거나 오른쪽과 왼쪽이 공간 내에서 섞이기도 하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움직임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오픈AI는 소라를 시각 예술가, 디자이너, 영화 제작자 등 제한된 수의 크리에이티브 전문가에게만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고 있다.

딥 페이크 우려 등에 대해 오픈AI는 "극단적인 폭력이나 혐오스러운 이미지, 또는 특정 인물의 초상을 요청하는 명령어는 거부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모든 비디오는 표시되기 전 각종 안전 정책을 준수하는지 확인을 거칠 것이라 밝혔다. 오픈AI는 소라가 생성한 영상이 식별되도록 하는 도구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와 러시아 인공지능연구소가 사진 이미지 한장을 이용해 자연스러운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냈다. [제공=삼성전자] 

오픈AI 가세로 AI 동영상 생성 시장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6월 런웨이는 획기적인 기능의 '젠2' 출시로 업계 선두로 나섰고 11월에 스태빌리티 AI가 '스테이블 비디오 디퓨전'을 내놓았다. 메타의 '에뮤', MS의 비디오 생성 모델 '드래그누와', 구글의 시공간 확산 모델 '루미에르' 등도 끼어들었다. 

광고·영상 업계에선 곡소리가 들린다. 최대 1분 분량의 영상을 생성해내는 소라의 등장에 숏폼, 광고 영상 제작업체들은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굳이 다수의 스태프들과 시간들이고 비용 들여 로케이션 갈 필요도 없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AI생성 영상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멸종한 매머드가 눈발을 헤치고 달려오고 벚꽃 사이로 눈이 내리는 드라마틱한 영상이 단 몇 줄의 프롬프트만으로 가능하다니. 오죽하면 IT 전문 매체 기즈모도가 "소라는 현실감이란 개념에 거대한 엿(Fuck)을 날리는 서비스"라 했을까?

AI 발 일자리 감소가 피부로 와닿는 요즘, 소라는 두 가지 화두를 던진다.

우선 콘텐츠,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대한 위협. 지난 해 미국 헐리우드의 작가와 배우 노동조합의 동반파업이 떠오른다. 두 집단 파업에는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 재상영에 대한 정당한 대가요구도 있었으나, 생성 AI로 인한 생존의 위협에 대한 호소가 컸다. AI가 쓴 초고와 수정에 따른 저작권 인정 문제, AI로 인한 초상권 침해 문제, 성우 목소리를 활용한 AI보이스 등 대부분 기술 발전으로 인해 새로 생겨난 문제들이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여전히 밀고 당기는 해결과정에 있다.

AI를 형상화한 이미지 [자료=블룸버그]

과연 시간과 비용, 인력을 절감한 생산성 향상만이 정답일까?

생성AI의 등장과 함께 거의 모든 산업과 업종에서 숙련도 높은 고능력자만 일자리 유지가 가능 해졌다. 경험과 업계 지식이 부족한 신입의 시장 진입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AI 기술은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데 AI로 인해 생겨난 사회적 문제에 대응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AI로 인해 재편되는 일자리에 대한 교육, 저작권과 초상권, 개인보호법에 관한 법적 제도적 규제 등 준비하고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쌓여간다. 너무 늦어지기 전에 논의하고 합의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딥 페이크와 가짜뉴스 문제.

소라의 극사실적인 영상을 보며 신기함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는 건 아마도 예상되는 부작용을 직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접근이 용이하고 사용이 쉬울수록 기술의 오용과 남용은 증가하기 마련이다. 최근 미국에선 중고교학교 딥 페이크 폭력으로 인한 자살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기술을 멈추거나 금지할 수 없다면 법적인 규제 못지 않게 문명의 이기를 슬기롭게 사용하는 법부터 알려 줄 필요가 있다. AI로 남을 속이거나 해를 입히거나 사회 혼란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기본부터 강조하고 반복해야 한다. 엄격한 법적 책임을 묻고 학교 교육이든 사회적 캠페인이든 AI리터러시 교육을 꾸준히 지속해야 한다.

AI 기술의 화려함에 현혹되면 자칫 '모든 기술은 결국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함'이라는 기본명제를 깜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신임 법무장관에 민변 출신 이용철 '성남라인'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새 법무부 장관에 이용철(66·순창) 현 방위사업청장, 국세청장에 안덕수(55·부산) 서울지방국세청장을 후보로 지명했다. 청와대 새 정무수석으로는 최인호(60·창녕)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발표 브리핑을 했다. 임 실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이며 국민 삶 속에 정책 변화와 효능감이 체감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이번 인사 방향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법무장관 후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으로 인권 보호와 민주 가치 증진에 힘써 온 변호사"라며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역임하며 반부패와 제도개혁을 주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법조인이면서도 구조개혁 등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갖춘 만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안착시키고 누구도 소외되거나 억울한 일을 겪지 않는 법무 행정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번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후보가 과거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언론 질문에 "그 부분은 검증 때 감안됐고 자세한 건 국회 인사청문회 때 본인이 소명할 걸로 기대한다"며 "적임자를 뽑기 위해 다양한 많은 분에 대한 검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안 국세청장 후보에 대해 임 실장은 "국세청 1조사국장과 징세법무국장, 납세자보호담당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세무 행정 전문가"라며 소개했다. 임 실장은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이 손해 보지 않도록 악의적 탈세와 숨긴 재산은 끝까지 추적해 조세 정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정무수석 내정자에 대해 임 실장은 "부산 지역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역임하며 소통과 통합의 가치를 실천해 온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성장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여야,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내부 인사는 검토가 되는 대로 업무의 연속성과 개혁 성과, 국민 체감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는 적당한 시점에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cjay@newspim.com 2026-11-06 15:53
사진
한진칼 최대주주 오른 호반건설…항공업 진출?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호반그룹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0.11%p(포인트) 차로 제치고 한진칼 최대주주(지분율 20.69%)에 오르면서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투자라는 공식 입장과 달리, 건설업 불황 속 한진칼 지분이 그룹의 재무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은 데다 과거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구상에도 다시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분양 반토막·PF 대위변제 덮은 6152억 평가차익… 호반의 '손익 방어막' [AI그래픽=송현도 기자] 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주택·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천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배경에는 재무적 실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칼 주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이 건설업 불황으로 악화한 그룹의 실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의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조2326억원, 영업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매출 2조3706억원, 영업이익 2716억원) 대비 각각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력 사업인 분양수익이 1조1476억원에서 2531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47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의무에 따라 4395억원을 대위변제하면서 2381억원의 기타대손상각비를 인식하는 등 재무 부담도 커졌다. 올해 2월에는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대구 황금동 주상복합 용지를 275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본업 부진을 상쇄한 것은 한진칼 지분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다. 취득원가가 6966억원인 한진칼 지분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1조5544억원으로 늘었다. 호반건설은 이를 통해 한 해 동안 6152억원의 금융자산 평가이익을 인식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4752억원으로 전년(2657억원)보다 78.8% 증가했다. 100% 자회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도 비슷한 구조다. 본업 영업이익은 182억원에 그쳤지만,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장부가액 5902억원)에서 2267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 1872억원을 기록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이를 바탕으로 모회사 호반건설에 10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며 자금 공급 역할도 했다. 결국 한진칼 지분은 호반그룹의 실적 방어와 현금 확보에 기여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이어지면서 한진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평가이익 확대는 물론 그룹의 순이익과 배당 여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집중투표제' 무기 쥔 호반… 이사회 진입 시 한진 경영권 영향 호반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에 성공할 경우, 단순 주주를 넘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은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상법 개정에 맞춰 정관 제30조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고 이를 특정 후보 1명에게 몰아주거나 나누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내년 3월 주총이 한진칼에 집중투표제가 의무 적용되는 첫 무대가 된다. 내년 3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배성례(ESG경영위원회·보상위원회 위원장), 송백훈(분리선출 감사위원 겸 감사위원장), 홍동표(감사위원 겸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장) 위원 등 3명이다. 특히나 분리선출 감사위원 표결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강화된 '3% 룰'이 적용된다. 오는 12월 31일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최대주주가 되는 쪽이 의결권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다. 조원태 회장이 예고대로 12월 중 지분 0.49%를 추가 매수해 최대주주를 탈환하면 조 회장 측 전체 의결권은 3%로 묶이는 반면, 2대 주주가 되는 호반 측은 계열사별로 나눠 총 6.32%를 행사할 수 있다. 호반 입장에서는 감사위원 표결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연말까지 조 회장의 최대주주 복귀를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반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호반이 주총 6주 전(내년 2월 중순)까지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 뒤 집중투표제를 신청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반 측 인사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1석이라도 진입하면 상법상 회계장부 열람권과 주요 안건 의결권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자금 지원, 자회사 부동산 매각, 배당 정책 등에 관여할 수 있다. 나아가 호반호텔앤리조트(리솜리조트)와 한진칼 산하 호텔·관광 계열사(칼호텔네트워크, 한진트래블) 간의 사업 시너지나 자산 매각 협상을 요구할 기반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한진칼은 지난해 8월 보유 자사주 44만44주(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전량 출연해 현재 방어에 쓸 수 있는 보통주 자사주가 3주뿐이다. 올해 1월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매각해 한진칼 본사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3201억원)은 늘어났지만, 회사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방어에 나설 수는 없어 조 회장 개인과 우호 세력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시도… 산은 지분 매각이 승부처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호반의 목표가 단순 차익 실현을 넘어 한진그룹 경영권 인수에 맞춰져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는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하며 항공업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채권단과의 가격 이견으로 무산됐지만, 이후 리솜리조트와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레저 사업을 확장했고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며 항공·레저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주택 사업에 편중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바꿀 카드로 한진칼을 낙점했다는 평가다. 내년 3월 주총에서는 조 회장 측과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10.58%) 등 우호 지분이 과반에 육박해 당장 경영권 확보가 쉽지 않다. 한진칼 시가총액이 적정 가치(3조3000억원 추산)를 웃도는 12조3000억원대까지 올라, 장내에서 지분 1%를 추가 확보하는 데 1230억원이 드는 점도 부담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 현금 및 단기유동성 금융자산이 1조1916억원 수준이지만, 단기금융부채 역시 1년 새 679억원에서 5172억원으로 늘어 장내 매수를 지속하긴 어렵다. 결국 향후 승부처는 항공 산업 구조 개편이 끝난 뒤 시장에 나올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10.58%다. 대한항공은 올해 5월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결의한 데 이어 8월 12일 소규모합병 승인 이사회 결의를 완료하며 연말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까지 마무리되면 산은이 지분을 보유할 정책적 명분은 사라지고 공적자금 회수 절차가 진행된다. 산은은 2020년 11월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따라 의무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벌을 부과할 담보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주식 385만8869주(약 5.78%)에 근질권을 설정해 두고 있으며, 유사시 조 회장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각요구권과 동반매도참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이 20%대 지분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에 관여하다가 향후 산은 지분 10.58% 인수전에 참여해 이를 확보할 경우, 지분율을 31%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은 지분 인수나 경영권 확보가 여의치 않더라도, 과거 대우건설·금호산업 사례에서 보듯 지분 가치를 높인 뒤 조 회장 측 우호 세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블록딜로 넘기는 출구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dosong@newspim.com 2026-11-06 15:0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