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장들 지난해 '3953명' 희망 증원도 "무리했다" 인정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신찬수)가 정부의 의대증원 2000명 규모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요구하며 "증원을 재조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최대 '3953명' 규모의 증원을 희망했던 40개 의과대학들은 연명 입장문을 통해 "무리한 요구"였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왼쪽부터)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정연준 학생이사, 김정은 학술이사, 신찬수 이사장, 이종태 정책연구소장. |
KAMC는 이날 서울대 의과대학 교육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 증원과 이에 항의하며 휴학원 제출 등을 결의한 학생들로 인해 교육현장의 대혼란이 초래된 현실에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KAMC는 지난달 9일 2025학년도 입학에 반영할 의대정원 증원 규모로 350명을 제안한 바 있다.
KAMC는 "전국 40개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장들은 과도한 증원 등 불합리한 의료정책에 대한 의사표현의 방식으로 휴학에 나설 수밖에 없는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한다"면서 "또한 향후 입학하게 될 신입생들에게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음은 물론 기존의 재학생들에게까지 부실교육의 여파가 미칠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KAMC는 40개 의과대학 학(원)장 회의를 거친 결과를 입장문으로 정리해 발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전국 의과대학 학(원)장들은 "지난해 교육부 주관의 수요조사 당시 각 대학(원)의 실제 교육여건에 비추어 무리한 희망 증원 규모를 교육당국에 제출하였던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의대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과대학들은 2025학년도 증원 규모를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으로 원했다. 그리고 각 대학은 정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2030학년도까지 최소 2738명에서 최대 3953명을 추가 증원하기를 희망한 바 있다. 의대증원에 반대하는 의료계 일각에선 이 응답결과를 두고 대학들의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19일 KAMC기자회견서 발언하고 있는 신찬수 이사장. |
신찬수 이사장은 "당시 (복지부) 공문이 의과대학(원)장이 아닌 대한 본부로 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의과대학의 입장 보다는 대학 본부 입장이 발표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입장문은 또 "보건복지부측에 의사 수 연 2000명 증원을 결정한 근거를 요청"하며 "근거 제시가 불가하다면 증원 계획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신 이사장은 "(정부가)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설명하면 얼마든지 대화가 가능하고 그 사이에서 간극을 좁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