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라이브
KYD 디데이

홍콩ELS 판매 과정 'AI'로 녹취했다...불완전판매 입증 어려워

기사입력 : 2024년02월20일 11:18

최종수정 : 2024년02월20일 11:18

국민은행 AI 스피커 도입 등 녹취록 100% 확보
내부통제 2차 승인 등 불완전판매 방지책 마련 주장
명확한 근거 없이 자율배상 어려워, '배임' 위험성
당국 조사 후에도 법적공방 우려, 최종 결과 지켜봐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금융감독당국이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에 대한 2차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은행권은 자율배상안 마련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판매과정 '녹취' 및 2차 승인 시스템 등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망을 충분히 거쳤다는 주장이다.

명백한 귀책사유가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는 배상안을 검토하는 것 자체가 배임행위가 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도 상당하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배상안 윤곽은 당국 조사 이후에야 단계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금융정의연대·민변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홍콩지수 ELS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홍콩 ELS 사태' 관련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2.15 mironj19@newspim.com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KB국민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본사에 출장 사무실을 꾸리고 홍콩ELS 2차 조사를 진행중이다.

당국은 불완전판매 정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2차 조사 이유로 내세웠지만, 금융권에서는 최다 판매 은행인 국민은행에 대한 맞춤형 조사로 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필요성을 언급한 자율배상안 역시 국민은행을 향한 압박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홍콩ELS 판매총액은 19조3000억원이며 이중 42%에 달하는 8조1900억원을 국민은행이 판매했다. 은행권 전체 판매액 15조9000억원 중 절반을 넘어서며 증권사 전체 판매액 3조4000억원보다 2.4배나 많은 막대한 규모다.

홍콩ELS 손실률은 이미 50%를 넘어섰다. 5대 은행이 판매한 상품 중 지난 15일 만기가 돌아온 1조1746억원 어치의 손실액은 6362억원으로 손실률은 54.2%에 달한다. 홍콩H지수가 현 수준인 5300선을 유지한다면 손실액은 이달말 1조원, 상반기 4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역대급 손실이 예상되면서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책임 공방이 예상되지만, 은행권은 당국이 제안한 자율배상안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완전판매를 입증할 다수의 근거가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이중 핵심은 판매 과정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을 설명한 내용이 담긴 '녹취'다. 2021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되면서 은행들은 '설명의무위반'을 막기 위해 판매과정에 대한 녹취를 진행했다고 밝히고 있다. 해당 녹취본은 조사를 위해 금감원에 모두 제출한 상태다.

특히 국민은행은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활용해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진행하고 이를 녹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원이 설명할 경우 일부 설명조항이 실수로 누락되거나 부정확한 발음 등이 문제될 소지가 있어 정확하고 실수가 없는 AI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내부통제 부서에서 녹취본 확인이 안될 경우 판매승인을 내리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시스템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당국 조사에서 확실한 근거가 나오기 전에 선제적인 자율배상안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언급하는 이유다.

다른 은행들 역시 동일한 입장이다. 금소법 및 내부규정에 맞춰 녹취와 고객 서명이 담긴 서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불법을 자행했다고 인정하는 자율배상안을 검토하는 것 자체가 경영상 배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홍콩ELS 피해자 모임에서는 녹취는 단순히 약관만 읽는 절차이기 때문에 실제 판매과정에서 원금손실 가능성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충분히 설명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당국 조사 이후에도 배상을 놓고 법적 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녹취 이전 단계에서 발생한 설명의무위반 여부를 확인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홍콩ELS 투자자 중 90%가 달하는 재가입자(재투자자) 논란도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이미 수익을 한 차례 이상 달성하고 다시 재가입한 이들이 원금 손실 가능성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은행권 지적이었다.

이에 과거 이익은 손실에서 공제한다는 일부 언론보도가 나오며 피해자 범위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되는 형국이다. 금융당국은 확정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지만 향후 배상안 마련에 있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율배상안은 검토 자체가 불가능하다. 불완전판매가 명확하게 입증되기 전까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국 조사결과가 나오더라도 이에 대한 내부 논의 과정도 필요하다. 세밀하고 신중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버핏, 하락장에 옥시덴털 등 주식 더 샀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이번 주 뉴욕증시 하락 장세 속에서 그동안 꾸준히 매수해 온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의 지분을 추가 매수했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버크셔는 890만 주의 옥시덴털 지분을 4억500만 달러(약 5860억 원)에 매수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지난 17일과 18일, 19일에 걸쳐 이뤄졌다. 이번 매수로 버크셔가 보유한 옥시덴털의 지분은 28%로 확대했다. 버핏 회장은 하락장에 주식을 저렴하게 산 것으로 보인다. 옥시덴털의 주가는 이번 달 들어 10% 하락해 연초 이후 24%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 전날 옥시덴털의 주가는 52주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 [사진=블룸버그] 옥시덴털은 버크셔가 보유한 주식 중 6번째로 규모가 크지만, 버핏 회장은 완전한 인수설을 부인했다. 버크셔가 옥시덴털을 추가 매수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버크셔가 보유한 옥시덴털의 가치는 120억 달러에 이르지만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는 옥시덴털 투자로 버크셔가 10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버크셔는 북미 최대 위성 라디오 사이러스XM 지분 500만 주를 1억1300만 달러에 샀다. 사이러스XM은 올해 60%나 급락해 현재 10여 년간 가장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회사가 2025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도했다. 도메인 등록 서비스업체 베리사인의 지분 23만4000주를 약 4500만 달러에 사들였다. 현재 버크셔는 이 회사의 지분 13%를 보유 중이다. 이로써 지난 3거래일간 버크셔가 매수한 지분은 최소 5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mj72284@newspim.com 2024-12-21 00:55
사진
달러/원 환율 1,450원 돌파...15년래 최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9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도 돌파하며 1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내년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여파다. 연준은 18일(현지 시각)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9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경제 전망 요약(SEP)에서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을 0.50%p로 제시했다. 이는 9월 1.00%p를 기대한 것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이 같은 예상대로면 연준은 내년 0.25%p씩 총 두 차례 금리를 낮추게 된다. 매파적인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에 이날 미 달러화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19일 오전 6시 50분 기준 1453원으로 1450원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블룸버그] koinwon@newspim.com 2024-12-19 06: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