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 주주환원 세미나 개최
"주주환원 시대, 대형주 보다는 중소형주 주목"
중견·중소기업, 2세대 승계시작...주주환원 수혜 기대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들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핵심은 '저PBR'이 아닌 기업들의 '주주환원 강화'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중소가치팀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주환원 시대, 한국 주식시장의 변화'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최근 PBR이 낮은 종목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핵심은 저PBR이 아니라 기업들의 주주환원 강화 및 정책화를 통해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와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다. 도서 '주주환원 시대 숨어있는 명품 우량주로 승부하라'의 저자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상무)가 2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주주환원 시대, 한국 주식시장의 변화'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발언중인 모습 [사진=이윤애 기자] 2024.02.22 yunyun@newspim.com |
김 팀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관련 "여러 요인이 있지만 핵심은 기업 지배구조인 거버넌스"라며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그로 인한 낮은 주주환원율"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수치로도 이 같은 부분이 나타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글로벌경쟁력지수(GCI)에 따르면 한국은 100위권 밖에 있다. 한국의 경제력 수준은 20위권인 것과 대조된다.
그는 "그만큼 거버넌스가 낙후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주주환원율의 경우도 45개국 중 최하위권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당연하단 생각이 들 정도로 주주들이 수익 배분을 받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3가지 축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김 팀장은 판단했다. 3가지 축은 ▲정부 주도의 제도적 변화 ▲사회적 변화(주주행동주의) ▲기업 내부적 변화 등으로 꼽았다.
김 팀장은 "배당제도 변경 등 정부의 제도 변화, 행동주의 펀드 및 주주연대를 비롯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 기업 경영진 세대 교체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맞물리며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 관계를 일치하는 현상이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발표 이후 저PBR 주 등의 상승 움직임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지속 가능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3가지 변화의 축인 사회적, 제도적, 기업의 내부적 변화가 이렇게 맞물리면서 돌아가면서 서로를 계속 자극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움직임은 한 번 시작하면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주가치 제고 운동의 역사를 예로 들며 현재 한국 주식시장에 불어온 주주환원 흐름이 점차 '사회적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상무)는 "미국의 경우 1927년 벤자민 그레이엄의 노던파이프라인 위임장 대결 이후 주주 포퓰리즘과 헤지펀드 중심의 행동주의 등을 거쳐 주주환원율이 90% 수준까지 크게 확대됐다"며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는 주주가치 제고는 상법 개정 등 제도 개선 이슈와 외국인 매수세 등 수급 요인 등이 더해지며 저평가주가 부각되는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선택할 투자처는 단순 저PBR 기업이 아닌 꾸준히 주주환원을 강화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김 팀장은 "저평가 받고 있는 기업이 저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이 필요한데, 주주환원을 강화할 수 있는 기업은 순유동자산 및 수익가치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견 및 중소기업들은 이제 막 1세대에서 2세대로 지배구조 변화를 경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30%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기록 중인 대기업과 달리 향후 주주환원율 상승 여력이 높아 수혜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이 해당 종목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펀드매니저가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ETF를 택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와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를 운용중이다. 두 펀드는 각각 2007년과 2022년 처음 선보여진 펀드로, 가치주에서 성장주로 전환할 기회가 있는 이익과 자본의 질이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는 2014년부터,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는 상장 당시부터 김 팀장이 책임운용역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주환원' 키워드를 상품명에 녹인 ETF는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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