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3차례 필로폰 판매 혐의로 기소
1·2심 약물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대법서 파기
"마약류 사범, 마약류 투약·흡연·섭취한 사람"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마약류를 직접 투약·흡연하지 않고 팔기만 했다면 '마약류 사범'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소모(54) 씨에게 징역 7개월에 40시간 약물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한 원심 판결 중 약물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부분을 파기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2024.02.26 allpass@newspim.com |
소씨는 2021년 5~7월 서울시 성동구에서 A씨에게 대금 총 105만원을 받고 3차례에 걸쳐 필로폰 약 1.75g을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소씨에게 징역 10개월과 40시간의 약물치료프로그램 이수, 105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소씨는 마약 판매책으로서 여러 차례에 걸쳐 상당한 양의 필로폰을 판매했다"며 "마약범죄는 그 중독성과 부작용으로 인해 개인의 육체와 정신을 피폐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전파 가능성이 높고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질 수 있어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소씨는 동종 범죄로 1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도 있었다"면서도 "다만 판결이 확정된 판시 전과와 동시에 형을 선고받았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소씨는 2022년 5월 25일 수원지법에서 향정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같은 해 11월 14일 그 판결이 확정된 바 있다.
2심은 소씨 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을 파기하고 그에게 징역 7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40시간의 약물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5만원을 추징 명령은 유지했다.
재판부는 "소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건강이 양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소씨를 '마약류 사범'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마약류 사범이란 마약류를 투약·흡연 또는 섭취한 사람을 가리키는데, 소씨에 대한 공소사실은 마약류를 매매했다는 것뿐"이라며 "투약·흡연 또는 섭취한 행위로 기소되지 않은 이상 마약류 사범이 아니므로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이수명령을 할 수 없다"고 봤다.
마약류관리법 제40조의2 제2항은 '마약류 사범에 대해 선고유예 외의 유죄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재범 예방에 필요한 교육의 수강명령이나 재활교육 프로그램의 이수 명령을 병과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끝으로 재판부는 "원심 판결 중 소씨에 대한 이수명령 부분을 파기하되 그에게 별도의 부수처분을 명하지 않으며, 상고는 기각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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