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간 바뀌지 않았으나 올해부터 눈에띄게 범위 넓어져
별안간 '행정' 등 단어 등장...결국 행정학 교수가 최종 낙점
재단 "임원추천위원회에 일임", 시 "점수 높은 사람 선정"
[수원=뉴스핌] 박노훈 기자 = (재)수원문화재단 신임 대표이사 선임에 '기막힌 우연'이 벌어진 가운데(뉴스핌 27일자 기사) 이 보다 앞서 '철저한 준비'가 이뤄진 정황이 포착됐다.
2022년 응모자격(왼쪽)과 2024년 응모자격 비교. [사진=캡처] |
애초 공개모집 공고에서 약 10년간 거의 바뀌지 않았던 응모자격이 유독 이번 공고에서 눈에 띄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28일 수원시와 수원시의회, 수원문화재단(이하 재단)에 따르면 수원문화재단은 2012년 공식 출범 이후 한 번(문화예술계 인사로 확인)을 제외하곤 줄곧 퇴직을 앞둔 수원시 공직자들이 대표이사직 자리를 꿰찼다.
이 같은 배경에 의문이 들어 뉴스핌은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진행된 재단 대표이사 공고의 '응모자격'을 살펴봤다.
2014년 7월 이후 재단 대표이사 모집 공고는 2016·2017·2019·2021·2022·2024년 등 총 7회가 나갔다.
이 가운데 응모자격을 주목했더니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크게 4가지로 요약되는 데 ▲가.종업원 300명 이상 기업체에서 경영전문가 직위 3년 이상 ▲나.4급이상 공무원 1년 이상 ▲다.공공기관 또는 정부투자기관에서 4급 이상 공무원 상응 2년 이상 ▲라.문화예술분야 20년 이상(2022년 이전 공고)·문화재단 상임이사 또는 대표이사 3년 이상(2016년 이전 공고) 등으로 이 중 한 가지만 충족되면 된다.
중간중간 1~2년 경력기간이 달라지거나 '라' 부문의 '상임 또는 대표 3년'이 '분야 20년 이상'으로 변경된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다.
맥락으로 본다면 거의 같다해도 무방할 정도다.
그런데 2024년 공고의 응모자격에는 한 줄이 더 추가되며, 별안간 '라' 부분에는 '행정', '관광' 등의 단어가 등장한다.
추가된 응모자격은 '▲문화예술, 관광, 행정 등 관련 분야 기관 및 단체에서 경영전문 직위에 3년 이상 재직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며, '라' 부분은 ▲라.문화예술, 관광, 행정 등 관련 분야 20년 이상 경력으로 응모자격의 범위가 넓어진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 문화예술기관 한 관계자는 "티가 나도 너무 난다. 누가 봐도 특정 인물을 위해 응모자격을 바꾼 것 아니겠냐"고 털어놨다.
대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수원문화재단 신임 대표이사로 낙점된 교수의 소속학부(과)는 행정학이었으며 전공은 '한국(지방) 행정', '과학기술 및 정부혁신정책', '정책평가'로 명기돼 있다.
그리고 김기정 수원시의회의장이 졸업한 대학원 명칭은 해당 교수가 소속 된 '공공정책대학원'이다.
재단 관계자는 "우리가 대표이사를 선임할 때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게 돼 있다. 사실상 그분들에게 일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우리가 뭐라고 언급하기는 곤란하다"며 "임원추천위원회의 역할은 최종적으로는 (대표이사)후보 2인을 선정해서 이사장인 시장께 전달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분들의 명단을 공개할 순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정확한 점수는 다시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최종 2인 중 그 분(교수)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안다. 시장 입장에서도 점수가 높은 사람을 선정한 것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ssamdor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