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수장 호소...복귀율 '미미'
전임의 재계약 저하 분위기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주요 병원장들이 집단행동으로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복귀를 호소하고 있다. 이달 계약이 만료되는 전임의(펠로)까지 추가 이탈 가능성이 커 의료대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공의 집단사직이 3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수는 8000명을 넘어섰지만 복귀한 이들은 500여명에 그쳤다.
병원으로 들어가는 의료진. [사진=뉴스핌 DB] |
◆전공의 복귀 호소 병원장 동참 늘어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병원장에 이어 서울아산병원장과 가톨릭중앙의료원장도 전공의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공개 호소에 동참했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지난 1일 소속 전공의들에게 "완치의 희망을 안고 찾아온 중증 환자, 응급환자분들에게 여러분은 가장 가까이에서 환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의사 선생님"이라며 "우리 병원은 중증 환자 치료와 필수 의료 비중이 매우 높고 그 중심에 선생님들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정한 복귀 시한인 지난달 29일 이화성 가톨릭중앙의료원장 겸 가톨릭대 의무부총장은 소속 전공의들에게 "그동안 지켜왔던 우리의 소명과 우리를 믿고 의지했던 환자분들을 생각해 속히 각자 의료현장으로 복귀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에 서울성모병원을 포함, 8개 병원이 속해 있다.
같은 날 하종원 세브란스병원장·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장·김은경 용인세브란스병원장도 소속 전공의들에게 "중증·응급을 포함한 많은 환자가 지금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며 "의사로서 환자 곁을 지키며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박승우 삼성서울병원장은 전공의와 전임의 2월 재직자와 신규임용자 전원에 문자를 보내 "여러분들이 뜻하시는바 역시 의료인 본연의 환자를 위한 마음임을 이해하기에 이제는 현장으로 돌아오셔서 환자분들과 함께하며 그 마음을 표현해 주기를 간곡히 청한다"고 밝혔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이재협 서울시보라매병원장,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은 지난 28일 소속 전공의 전원에게 '서울대병원 전공의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 호소문을 보냈다. 이들은 "이제 여러분이 있어야 할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며 "중증·응급 환자와 희소 난치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많은 환자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전임의들 재계약 없이 병원 떠날 가능성 높아
병원장이 직접 나서 전공의들의 복귀를 호소하고 있지만 집단 사직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가 당초 정한 병원 복귀 시한(2월 29일)이 지났지만 복귀한 전공의 수는 저조하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기준 100개 수련병원에 대한 점검 결과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수는 8945명이고, 복귀한 전공의 수는 565명이다. 8000명이 넘는 전공의가 아직 현장에 돌아오고 있지 않고 있다.
기존 전임의들이 병원과 재계약 없이 병원을 떠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약 의사를 밝힌 전임의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의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쳐 전문의 자격 취득 후 병원에 남아 1~2년간 세부 전공을 수련하는 의사다. 외래 진료는 물론 환자 입원·전원 등을 결정하고 입원 환자도 관리한다. 교수들의 진료와 검사 보조는 물론 수술을 돕는다.
파업이 전임의까지 확대될 경우 중환자 수술은 물론 외래진료도 어려워진다. '빅5' 병원은 전체 의사 중 전공의 비중은 37%, 전임의 비중은 16%로, 전공의와 전임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 대학병원 전문의는 "의료시스템을 지탱한 주요 톱니바퀴였던 전공의에 이어 전임이 마저 빠지면 부정적 연쇄작용을 일으킬 것"이라며 "당초 이들에게 쏠리도록 만들어진 잘못된 의료 구조가 이러한 사태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