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두고 코스콤·주금공 CEO 인사 '올스톱'
총선 불출마·컷오프 인사 챙겨주기 고려한 결과
총선 전 인사 올스톱→낙하산 논란 악순환 반복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하루 이틀도 아니고 금융 공공기관장 인사가 지연되는 건 어느 정도 총선과 연관이 있지 않겠습니까."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4.10 총선을 앞두고 몇 달째 금융공기업 수장 인선이 멈춰섰다. 코스콤과 주택금융공사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홍우선 코스콤 사장의 임기는 지난해 말까지였지만 후임자가 결정되지 않아 3개월째 연장 근무 중이다. 최준우 한국주택금융공사(HF) 사장 역시 지난달 임기가 끝났지만 아직 사장 후보자 모집 공고도 내지 못했다. 보험연수원 역시 민병두 원장이 지난 1월 임기를 마쳤지만 아직 차기 원장을 결정하지 못했다.
해당 기관에선 CEO 후임 인사 지연과 4월 총선과의 연계성에 선을 긋고 있지만 금융권에선 총선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총선을 앞두고 여권발 컷오프, 총선 불출마, 공천 탈락 등의 변수를 고려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금융증권부 김연순 차장 y2kid@newspim.com |
총선 등 선거 공천 과정에서 여당은 상대적으로 야당에 비해 공천 불복 등 잡음이 덜한 편이다. 여당 프리미엄으로 공공기관장 자리 등 컷오프, 불출마 대상을 챙겨줄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의힘이 서울 강남권, TK 지역을 중심으로 공천 불복의 움직임이 있기는 하지만 민주당과 비교하면 잡음이 덜한 이유기도 하다.
금융 공기업은 아니지만 보험산업 지원기관인 보험연수원의 과거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민병두 현 보험연수원장은 3선을 끝으로 지난 21대 총선에서 컷오프돼 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보험연수원의 새 수장이 됐다. 전임자인 정희수 전 생명보험협회장 역시 지난 2018년 보험연수원장직을 맡을 당시 정치권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 공기업 뿐 아니라 4·10 총선을 앞두고 정부 부처 공기업,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의 기관장 인선 역시 멈춰섰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현재 공석인 공공기관 기관장 자리는 20여 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으로 좁혀보면 몇 달째 인사가 멈춰선 코스콤, 주택금융공사, 보험연구원 CEO 인선이 총선 전 진행되는 걸 보기는 어려울 듯 싶다. 총선 정치상황과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모든 관심이 총선에 쏠리면서 금융당국 인사도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사무처장으로 승진한 이후 상임위원은 두 달째 공석이다.
총선 때마다 반복되는 공공기관장 인사 올스톱. 총선 이후 이어지는 낙하산 논란.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는 언제쯤 끊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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