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의대교수까지 떠나면 환자는…"피 마르는 심정"

기사입력 : 2024년03월13일 16:48

최종수정 : 2024년06월19일 17:11

중증환자연합회, 교수 집단 사직 반대 입장문
환자들 불안 속에도 불이익 받을까 '쉬쉬'
대체 인력 부족한데 교수 집단 사직할까 우려

[서울=뉴스핌] 노연경 송현도 신수용 기자 =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가 되풀이 되면서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노력에도 의료공백이 메꿔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의대 교수 집단사직이 현실화되면 환자 피해규모도 더 커질 것이란 우려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03.11 mironj19@newspim.com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의료 공백으로 인한 항암 지연, 수술 취소, 방사선 취소 등으로 중증 암환자들은 한치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매일 피가 마르는 고통의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데 상급 종합병원 교수들마저 집단으로 사직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의료대란을 넘어 그야말로 '의료재앙'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11일 정부가 입장 변화가 없을 시 오는 19일부로 전원 사직에 들어가겠다고 결정했다.

서울의대 교수뿐 아니라 다른 의대 교수들도 집단사직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12일 밤 전국 19개 대학병원 교수협의회는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집단행동 연대를 위한 비대위를 꾸렸다. 

의대 교수 측의 요구사항은 정부와 의료계, 시민단체로 구성한 대회 협의체를 꾸리고 의료 개혁 추진을 원점에서 논의, 의대 증원은 1년 뒤로 미루자는 것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이날 증원 규모 재논의는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증원을 1년 연기 한다든지, 규모를 축소하라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하는 대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이게 아니면 환자를 등지겠다는 것은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가 되풀이 되는 동안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환자 A(73)씨는 충청남도 당진에서부터 버스를 타고 1시간50분을 달려 내원했다.

그는 "매번 다니던 병원이지만 의료대란을 보고 걱정돼서 서둘러 집을 나왔다"며 "입원과 수술을 해야 하는데 제때 치료를 못받을까봐 불안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만난 30대 환자 B씨는 "검사 예정이거나 수술 예정인 환자들은 일정이 미뤄지니까 의료계 이슈에 불안한다"고 전했다.

환자는 언제나 '을'의 입장이라며 인터뷰를 거부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날 병원에서 뉴스핌 취재진과 마주친 대다수 환자들은 주위 눈치를 보며 인터뷰를 한사코 사양했다. 

김성주 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중증 질환자일수록 자기 목숨과 생명을 의사한테 의지해야 되는데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며 "중증 환자 중에 본인 스스로가 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설명했다. 

교수 집단 사직이 현실화되면 현재 정부가 내놓은 대책만으로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긴 어려워 보인다. 현재 대책으론 전공의 공백도 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군의관 20명, 공중보건의사(공보의) 138명 등 총 158명이 전공의 대체 인력으로 상급 종합병원에 투입했다. 

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서울성모·서울삼성병원 등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이 큰 '빅5' 병원에는 약 40명가량이 배치됐다.

문제는 이들이 간단한 교육과정을 거쳐 이르면 오는 14일부터 바로 진료와 수술 등 현장에 투입되는데, 병원 업무를 익힐 시간과 체계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이성환 대한공보의사협회(대공협) 회장은 "교육 기간이 하루에 불과한 곳도 있다"며 "병원에 파견된 이후부터는 한 명의 독립적인 의사로 근무하는 것인데 병원 근무 경험이 적은 공보의가 전공의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를 대체한다기엔 절대적인 수도 부족하다. 근무지에서 이탈한 전공의는 1만1994명에 달하는데 정부가 다음 주에 추가로 투입하겠다는 200명의 인력을 합해도 역부족이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2024.02.26 leemario@newspim.com

정부가 음지에서 전공의 업무를 대신해 왔던 PA(전담) 간호사 1만여 명에 대한 업무범위 조정에 나섰지만, 이 또한 현장에선 아직 적용되지 않고 있다.

빅5 병원 중 PA 간호사의 업무범위 확장 논의를 끝낸 곳은 한 곳도 없다. 보완지침까지 나왔지만, 사업 시작 보름이 지난 시점까지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PA 간호사의 진료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이달 8일에는 심폐소생술 등 총 98개 진료행위를 광범위하게 허용하는 보완 지침을 발표했다.

지침에 따르면 의료기관장은 간호사 업무 범위 조정위원회를 구성해 간호부장과 업무 범위를 협의해야 한다. 법적 분쟁이 불거졌을 때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하기 위함이다. 

시일이 걸리는 이유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일부 논의가 완료된 부분도 있지만, 진료과별로 구체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를 두고 "비상시 상황을 고려해 양해 해달라"며 "정부는 실시간으로 병원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책을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yknoh@newspim.com 
dos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내일부터 전공의 추가 모집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보건복지부가 오는 20일부터 전공의 추가 모집을 허용한다. 복지부는 19일 '전공의 추가 모집 안내 공지'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복지부는 "대한의학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대한병원협회 등 수련 현장 건의에 따라 5월 중 전공의 추가 모집을 허용할 계획"이라며 "이번 모집은 오는 20일부터 5월 말까지 모집병원별 자율적으로 진행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03.18 mironj19@newspim.com 사직전공의의 지원 자격은 지난 1월 10일 '사직 전공의 복귀 지원 대책'에서 발표한 수련 특례를 동일하게 적용한다. 이번 모집 합격자는 오는 6월 1일부터 수련이 개시된다. 수련 연도는 다음 해 5월 31일까지 적용된다. 한편 사직전공의들은 복귀를 전제로 필수의료패키지 재논의,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 입대한 사직자의 제대 후 TO(정원) 보장을 요구했다. 복지부는 언급된 조건을 대부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필수의료패키지 재논의에 대해서는 기존 발표한 의료개혁 과제 중 구체화가 필요한 과제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예산에 반영된 과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확정된 과제는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의 경우는 오는 6월 1일부터 수련이 개시되면 인정된다. 사직전공의가 이번 모집에 합격해 수련을 개시할 경우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3월 복귀자와 마찬가지로 수련 기간 단축은 없다. 군입대 전공의를 포함한 복귀 전공의 TO 보장도 수용됐다. 복지부는 이번 모집에 합격하는 사직전공의 TO를 보장한다고 밝혔다. 원 소속 병원·과목·연차의 TO가 기존 승급자 등으로 이미 채워진 경우도 사직자가 복귀하면 정원을 추가 인정한다. 다만, 이미 군입대한 전공의가 제대한 후 수련병원으로 복귀하는 문제는 향후 의료 인력, 병력 자원 수급 상황, 기존 복귀자와 형평성 등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부가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은 6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의 의료진 모습. 2025.02.06 yooksa@newspim.com 추가 모집에 대한 정부 입장이 변경된 이유에 대해 복지부는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대한병원협회 등 6개 단체가 전문의 수급 차질을 막고 의료공백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사직전공의의 수련 복귀를 위한 추가 모집을 열어줄 것을 건의했다"며 "전공의 복귀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의료계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러 조사에서도 상당수 복귀 의사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지부는 "고심 끝에 수련 현장 건의를 받아들여 5월 중 수련 재개를 원하는 전공의는 개인의 선택에 따라 수련에 복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밖에 구체적 모집 절차, 지원 자격 등은 병원협회 홈페이지에 공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5-19 16:03
사진
시흥 연쇄 흉기 피습 4명 사상 [시흥=뉴스핌] 노호근 기자 =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하루 사이 4건의 흉기 피습 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동일 인물에 의한 연쇄 범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경찰로고. [사진=뉴스핌DB] 경찰 등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 30분께 정왕동 한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 A씨가 50대 중국 국적의 남성 B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목과 복부에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같은 날 오후 1시 30분쯤 편의점 인근 체육공원 주차장에서 70대 남성 C씨가 흉기에 복부를 찔리는 또 다른 사건이 발생했다. C씨 역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치료 중이다. 또 편의점 근처의 한 원룸 건물 내에서는 남성 2명이 각각 다른 층에서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4건의 사건 발생 장소가 지리적으로 가깝고, 짧은 시간 내 발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범행 수법에도 유사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단 1인의 연쇄 범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경찰은 사건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분석에 착수했으며,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용의자의 신원 및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간 시간 간격과 위치 등을 감안할 때 동일범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며 "신속한 검거를 위해 모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seraro@newspim.com 2025-05-19 16:1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