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주주 지분 되사며 합병 가능성 부상
올리브영 가치 5조, 지주사 뛰어넘어
CJ㈜로 합병 시 이선호 리더 지배력↑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CJ그룹 승계 작업의 핵심인 CJ올리브영의 활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장(IPO)이 사실상 물 건너 가면서 지주회사인 CJ㈜와의 합병으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지주회사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고 있는 지금이 합병에 유리한 시기라는 분석이다.
올리브영 대표 매장.[사진=CJ올리브영] |
◆매각한 지분 되사는 CJ올리브영...이유는?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의 지주사 CJ㈜와 CJ올리브영의 합병 또는 포괄적 주식교환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 CJ올리브영이 글랜우드PE에게 매각했던 지분의 절반을 되사기로 하면서다.
현재 글랜우드PE의 특수목적법인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는 CJ올리브영의 2대 주주로 22.56%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중 절반인 11.3%를 CJ올리브영이 되사고, 나머지 지분은 금융권에서 매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랜우드PE는 지난 2021년 CJ올리브영 지분 22.6%를 프리IPO(기업공개전 투자유치) 방식으로 41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CJ올리브영은 CJ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이재현 CJ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를 비롯해 CJ 4세들의 지분율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CJ올리브영의 최대주주는 CJ㈜로 51.1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2대 주주인 글랜우드PE에 이어 이선호 경영리더가 11.04%의 지분으로 3대 주주다.
이재현 회장의 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은 4.21%로 5대 주주, 이재환 전 CJ그룹 부회장의 자녀인 이소혜·이호준씨가 각각 2.8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동생 이재환 전 CJ그룹 부회장은 4.6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CJ올리브영의 기업공개(IPO)를 지렛대 삼아 이들이 그룹 경영권 확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IPO 후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CJ㈜ 지분을 사들인다는 시나리오였다. 이선호 경영리더의 CJ㈜ 지분은 2.87%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사진=CJ] |
◆CJ올리브영 합병 시 이선호 그룹 지배력↑
하지만 CJ올리브영이 지난 2022년 IPO를 잠정 중단한 데 이어 재무적 투자자인 글랜우드PE가 상장 차익을 포기하고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IPO 가능성은 낮아졌다.
IPO의 대안으로 합병이 꼽힌다. CJ올리브영이 그 사이 국내 H&B 시장을 장악하면서 매출은 물론 기업가치가 수직 상승하면서다.
지난 2021년 프리IPO 당시 1조8000억원이었던 올리브영 기업가치는 현재 5조2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 2021년 매출 2조원을 돌파한 올리브영은 지난해 3조8612억원의 매출로 '매출 4조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고 영업이익도 4607억원을 기록, 안정적인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세포라를 비롯해 국내외 경쟁사들이 시장에서 줄줄이 철수하며 성장 여력이 남아 있다는 점도 호재다.
반면 CJ㈜의 시가총액은 3일 기준 3조7000억원이다.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클수록 CJ 총수일가는 유리한 비율로 CJ㈜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해 CJ올리브영을 4~5조원 가치로 합병 시 이선호 경영리더는 CJ㈜의 지분 18.3~22.9%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 CJ㈜의 최대주주인 이 회장의 지분을 더해 CJ일가의 지배력을 공공히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에선 CJ올리브영이 실적 최대치를 기록할 올해 합병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흥국증권은 올해 CJ올리브영의 매출이 5조원에 근접한 4조678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상 국내 H&B 시장이 CJ올리브영으로 '천하통일'된 상태고,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 화장품 소비 트렌드 변화로 기업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CJ㈜와의 합병이 이뤄질 경우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현재 추정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IPO를 철회한 것으로 예단할 필요는 없고 상장 재논의도 얼마든지 다시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