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 민간인 보호 미흡" 격분
수세에 몰린 네타냐후 대응 주목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는다.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국제 구호단체 차량 오폭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물론 서방 동맹국들이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고집해온 라파에 대한 전면 지상전에 제동이 걸릴 지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 계획은 3일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 소속 기자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처음 알렸다.
로이터 통신은 이후 미국 정부 당국자도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4일 전화 통화를 갖고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지난 달 18일에도 통화를 갖고 이스라엘의 무리한 대규모 군사 작전 지상전 계획 등을 놓고 이견을 드러낸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1백만명의 피란민들이 몰려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이 대규모 지상작전을 전개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세력 제거를 위해선 라파에서의 지상전이 필요하며, 이미 결정될 사안이라고 맞섰다.
이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강경한 군사 작전만 고집하는 네타냐후 총리와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지난 1일 가지자구에서 구호용 식량을 전달하던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소속 차량을 이스라엘군이 폭격, 직원 7명이 숨지자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동맹국들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별도의 성명까지 발표, "어제 가자지구에서 미국인 1명을 포함해 WCK 소속 직원 7명이 사망한 것에 격분한 상태이며 비통하다"고 밝혔다.
그는 가지지구 상황이 최악의 상태라면서 "이스라엘이 민간인에게 절실히 필요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구호 요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가자지구에서의 무리한 군사 작전과 미흡한 민간인 보호와 인도적 지원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면서 라파에 대한 대규모 지상전 계획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의 전쟁이 6개월째로 접어들면서 그의 강경 정책에 반발하는 국내외 여론에 직면해 있다. 지난 달 31일에는 10만명에 달하는 이스라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네타냐후 퇴진과 조기 총선 실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 내각은 최근 라파 지상전에 대한 수위 조절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난 1일 열린 미국-이스라엘 외교 안보 당국자간 화상회의에서 미국 정부는 라파에 대한 대규모 지상전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이스라엘 대표단도 우려를 인정하고, 내주초 양측이 직접 만나 후속 협상을 하기로 했다.
4일로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가 향후 라파 지상전 전개에 분수령에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