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쇼핑몰 중점 기업에 치명적인 쉬인…글로벌 성장세 '깜짝'
패션 업계선 한국 진출 예의주시…"한국인 맞춤 쇼핑 편의성 집중"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중국발 패스트패션 회사 '쉬인'의 한국 진출을 두고 국내 패션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알리, 테무와 같이 '초저가' 정책을 앞세운 쉬인이 한국 진출을 본격화하면 동대문 쇼핑몰 비중이 높은 업체의 피해가 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업계와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쉬인의 글로벌 성장세는 가파르다. 쉬인은 지난해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사이트와 앱 등 자사몰을 통해 판매한 제품 금액은 450억달러(약 61조원)에 달한다. 쉬인의 회사 가치는 8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 중국과 미국의 상장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바이두(百度)] |
◆ "알리·테무는 괜찮아도 쉬인은 안 괜찮다"
패션업계에서는 쉬인의 국내 진출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같은 중국발 플랫폼인 알리와 테무가 국내에서 무섭게 성장하는 가운데 패션을 전문으로 하는 쉬인이 한국 진출에 가속을 붙일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쉬인은 쉬양톈(크리스 우)이 2008년 설립한 패스트패션 회사로, 수천 개의 의류와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다. '패스트패션'이란 '패스트푸드'에서 파생된 단어로, 최신 유행을 빠르게 적용해 최저가로 대량생산 하는 것이 특징인 의류를 뜻한다.
쉬인은 현재 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운영 중이다. 자본금 총액은 2억원이며,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알리, 테무의 공세가 이미 패션업계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2월 월간활성이용자(MAU)수의 하락이 중국 이커머스의 사용자 수 증가와 시기가 맞물리면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알리나 테무의 영향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중국 커머스로 인한 지표 영향은 없는 상태"라며 "마케팅비 집행 방향에 따라 MAU 수치가 일시적으로 달라진 것이고 실제 거래액 등은 영향이 없다"고 전했다.
◆ 국내 소비자 빅데이터로 맞춤 콘텐츠 강화 나선다
에이블리와 쉬인에서 각각 '수학여행'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페이지. 쉬인은 '여행'에 추점을 맞춰 가방 등을 추천해주는 반면 에이블리는 스마일 데이터를 이용해 10대에 맞춘 패션을 소개해주는 등 더 고도화되어 있다. [사진=에이블리 제공] |
업계는 우선 쉬인을 예의주시하면서 자사 경쟁력 갖추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미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콘텐츠 강화와 직진배송 등 물류 시스템 확대와 이용층 확장 등에 주력하고 있는 것을 가속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AI활용 등 테크를 기반으로 쇼핑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사용자의 선호 쇼핑몰과 브랜드, 관심 상품, 구매 이력 등을 분석해 사용 패턴을 찾아내는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별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고객이 '수학여행'을 검색하면 쉬인은 아무것도 나오지 않거나 '여행'에만 포커싱 되어 가방이 나오는 반면 에이블리는 요즘 10대 친구들이 수학여행을 갈 때 입고싶어 하는 옷들로 추천이 된다"라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른 배송 등 결제·배송·cs 까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에이블리는 보유한 한국인 스마일 데이터를 이용, 맞춤형 콘텐츠 제공을 통해 충분히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 관계자는 "쉬인에 대응한다기보다 에이블리는 현재 집중하고 있는 기술 기반의 '스타일 커머스'를 더욱더 편리하게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그재그 관계자 또한 "2024년에는 다양해진 카테고리에 맞는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