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철강업계 최초 62세로 정년 연장
현대차·HD현대 등 주요 제조 대기업 중심 정년 연장 논의 '봇물'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철강회사인 동국제강이 근로 정년을 62세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 등 주요 제조 대기업 노조가 정년 연장을 지속 요구한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주목된다. 정년 연장 논의가 재계 주요 그룹으로 확산할지 관심이다.
65세 이상 인구 급증 등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정년 연장 논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노동계는 안정적인 고용 방식인 정년 연장을 원하는 반면, 경영계는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임금체계 개편과 퇴직 후 재고용을 주장하고 있다. 청년층 취업 감소 등 세대간 갈등 소지도 있어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 동국제강, 철강업계 최초 62세로 정년 연장
22일 재계에 따르면, 동국제강그룹 노사는 2024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통해 정년을 만 61세에서 62세로 높였다. 2022년 임단협 당시 정년을 만 60세에서 61세로 연장한 뒤 2년 만에 정년퇴직 연령을 올렸다. 62세 때는 61세와 동일한 임금을 받는다. 같은 철강회사인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정년은 만 60세다.
동국제강그룹 관계자는 "사측은 숙련 인력이 보유한 경험과 노하우를 원했고, 노조는 더 오래 일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년 연장 필요성에 노사 모두 공감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 본사가 입주해 있는 서울 페럼타워 전경 [사진=동국제강] |
현재 동국제강 뿐 아니라 주요 제조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년 연장 논의가 점차 활발해 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회원사 124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정년 연장(28.6%)이 올해 예상되는 임단협 주요 쟁점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최근 HD현대 산하 3개 조선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는 정년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5년 연장하고 임금피크제를 폐지해 달라는 임단협 공동교섭안을 회사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 현대차·HD현대 등 주요 제조 대기업 중심 정년 연장 논의 '봇물'
공동요구안의 핵심은 정년연장이다. 현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지급 시기인 65세까지 늘려 조선소 경쟁력 강화와 인력구조 개선을 이룰 수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앞서 HD현대 노사는 지난 2012년 정년을 59세에서 60세로 연장하되 생산직은 59세부터 사무직은 56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대차 노조도 2021년부터 정년연장 법제화 청원을 추진해 왔다. 현대차·기아 노사의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 핵심 쟁점도 정년연장이었다. 당시 현대차 노조는 만 60세 정년을 만 64세로 연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직까지는 제조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정년 연장 주장이 활발하지만, 초고령 사회 진입에 따른 정년 연장 및 임금체계 개편 논의는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시급하단 지적이 나온다.
경총 임영태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법정 정년을 지금보다 더 연장하는 것은 아직 취업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더 큰 좌절감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임금체계 개편이 선행되지 않는 정년 관련 논의는 기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