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한 청탁 대가가 아닌 선수단 격려금 차원"
"프로야구 광고시장은 구단이 부탁하는게 현실"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후원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의 장정석 전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3일 오전 배임수재등 혐의로 기소된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 등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는 정식 재판인 만큼 이날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 모두 법정에 출석했다.
장 전 단장 측은 "피고인이 1억원을 교부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는 광고 계약 체결 등과 무관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김 전 감독 측 역시 "피고인은 감독으로 광고후원 관련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고 부정한 청탁도 받은 적이 없다"며 "피고인이 받은 돈은 청탁의 대가가 아닌 선수단 격려금이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구단 후원사에게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장정석 전 KIA 타이거스 단장(왼쪽)과 김종국 KIA 타이거스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1.30 choipix16@newspim.com |
검찰에 따르면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은 지난 2022년 10월 사업가 A씨로부터 야구장 펜스에 홈런존을 신설하는 등 광고 계약 관련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 전 감독은 2022년 7월 A씨로부터 선수 유니폼 견장 광고 계약과 관련한 편의 제공 등 부정한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에게 청탁을 한 혐의를 받는 A씨는 배임증재 혐의로 기소됐다.
A씨 측은 "프로야구 광고시장은 광고주가 청탁을 해야 하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광고주를 구하기 위해 구단에서 부탁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며 "기아 타이거즈의 오랜 팬이자 성공한 사업가인 피고인은 김 전 감독의 부탁을 받고 공식적으로 후원계약을 맺어 메인 스폰서가 됐다.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처럼 홈런존 신설 등 광고 계약을 위해 피고인이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에게 제공한 1억원은 기아 타이거즈가 가을야구에 진출한 것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고, 김 전 감독에게 제공한 6000만원은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장 전 단장은 배임수재미수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장 전 단장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앞둔 박동원 선수(현 LG트윈스 소속)에게 2022년 5~8월 사이 최소 12억원의 FA 계약을 받게 해줄 테니 그 대가로 2억원을 달라고 세 차례 요구했다. 하지만 박동원 선수가 이를 거절해 미수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 전 단장 측은 "배임수재미수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부정한 청탁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부정한 청탁은 커녕 어떠한 청탁도 하지 않았다"며 주장했다.
재판부 역시 "해당 공소사실만으로는 배임수재미수에 대한 범죄 구성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며 검찰에 석명을 요구했다.
한편 검찰은 장 전 단장과 김 전 감독의 재산 1억6000만원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추징보전이란 피고인이 범죄행위로 얻은 것으로 조사된 재산을 수사·재판 도중 임의로 처분할 수 없도록 법원 확정 판결까지 묶어두는 조치다. 지난달 법원은 검찰의 추징보전 청구를 인용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6월 4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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