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량 2년7개월만에 4000건 돌파
공급부족 우려, 집값 반등, 전셋값 강세 등 영향
기준금리 인하 지연 등 불안감도 남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 아파트 월간 거래량이 2년여 만에 4000건을 돌파한 가운데 두 달 연속 거래시장이 활기를 띨지 주목된다.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와 집값 반등세가 거래량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지연, 미분양 확산 등으로 주택시장에 불안감이 상존한 만큼 급격한 시장 회복은 제한적이란 시각도 있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084건으로 집계돼 전달(2511건) 대비 62.6% 증가했다. 특히 월간 매매 거래량이 4000건을 돌파한 것은 2021년 8월(4065건)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공급 부족이 매수심리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로 신규주택 공급 시점을 미루는 건설사, 시행사가 늘었다. 최근 2년 간 수도권 전체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30만가구 정도로, 직전 2년 대비 27% 줄었다.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공사비 마찰로 분양시기가 미뤄진 사업장도 상당수다.
집값이 반등 기미를 보이는 점도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강남 재건축과 용산구, 성동구 등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며 서울 아파트값이 최근 6주 연속 상승했다. 집값 반등 초입 구간에 매수세에 동참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4월에도 월간 거래량이 4000건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일 기준 거래량은 2325건으로 계약 신고기간(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이 20여일 남은 점을 감안할 때 가능한 수치로 점쳐진다.
주간 단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데다 전셋값 상승도 매수세를 자극하는 원인이다. 수도권 아파트의 전셋값은 작년 7월 이후 9개월 연속 상승했다.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전월세 시장에서 급매물 매매로 갈아타는 세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6%대를 다시 돌파한 것은 불안요소다. 올해 들어 미국 경제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희망하는 2% 물가상승률 달성이 쉽지 않은 상태다. 연말까지 3차례 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은 최근 한 차례 정도로 후퇴했다. 연준 의원 일부는 기준금리를 되레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이자 상승분을 상쇄할 만한 집값 반등이 이어진다면 큰 영향이 없겠지만 주택경기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현 시장 분위기에서는 주택 매수심리를 악화시킬 요소로 분석된다.
이처럼 시장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주택 거래량이 일시적인 회복인지 본격적인 반등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 3월 4000건을 돌파했는데, 이런 추세가 3~4개월 이어진다면 본격적인 반등에 진입했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고금리 장기화, 미분양 확대,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해 급격한 거래 회복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