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당원 수·권한 두 배로"...강성당원 달래기
친명 강경파, 연일 "당원 중심 정당" 강조
[서울=뉴스핌] 홍석희 지혜진 기자 = 당원들이 지지하던 추미애 당선인의 국회의장 후보 탈락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표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당원 달래기'를 명분으로 '당원 권한 확대' 가속 페달을 밟으려는 태세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한 달 만에 국민의힘에 역전당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35%, 민주당 34.5%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 조사보다 국민의힘은 2.1%p 올랐고 민주당은 6.1%p 떨어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2024.05.16 leehs@newspim.com |
민주당 지도부에선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던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 후보에서 탈락한 후폭풍'이란 진단이 나왔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에 압도적으로 승리한 정당 지지율이 이렇게 큰 폭으로 출렁인 건 매우 이례적"이라며 "의장 선출이 몰고 온 후폭풍이 너무 거세다"고 말했다.
이어 "당원들의 민심이 여의도에 반영됐는지 아니었는지가 문제의 핵심"이라며 "당원의 요구가 왜 묵살 당하느냐에 대한 당원들의 실망과 분노가 탈당과 지지율 하락으로 의사표현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국민소통위원장인 최민희 당선인도 이날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 "민주당 지지율 폭락 사태는 의원들 다수의 선택에 대한 지지자들의 1차 심판"이라며 "당 지도부는 이번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적었다.
당 지도부는 성난 당원들을 달래기 위한 '당원 권한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도 지난 주말 광주·대전에서 당원들을 만나 "당원도 두 배로 늘리고 당원의 권한도 두 배로 늘려 당원 중심의 정당을 통해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자"고 공언했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 후보 선출에 영향을 주는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권리당원 의사 반영 비중을 높일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구체적인 방안까지 거론했다.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7월경 신임 시도당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시도당위원장은 광역단체장을 제외한 기초단체장·기초의원·광역의원 공천권을 쥐고 있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를 진두지휘 할 17개 지역 시도당위원장을 뽑는 건 대의원 50%·권리당원 50%로 돼 있다"며 "시도당위원장을 뽑을 때도 권리당원 비중을 높여야 하지 않겠나. 그와 관련한 구체적 실무작업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친명계 중진인 김민석 의원도 국회의장 후보·원내대표·당 지도부 경선 등에서 권리당원 의견을 10% 이상 반영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원들 의견이 적어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하거나 일반적 흐름과 다른 것을 제어하는 안전장치가 되도록 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당원 중심 정당화'에 전문가는 "정치적으로 옳은 방향은 당이 중심이 아니라 국민이 중심"이라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핌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원 중심으로만 가는 건 위험하다"며 "국민의힘이 그래서 망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도 지금 대선에서 이길 확률이 99%라고 해도 (나중에) 뒤집힐 수 있기 때문에 대선은 국민을 보고 바로잡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 대표라도 중심을 잡고 국민만 보고 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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