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 언론들이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의 취임사에 대해 3일째 강도높은 비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라이칭더 총통은 지난 20일 신임 총통에 취임했으며, 취임사를 행했다. 취임사에서 직접적으로 '대만 독립'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양국론(두개의 국가론)'을 지향하며 '대만독립'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중국 매체들은 21일부터 이날까지 3일째 집중 포화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3일 사설을 통해 라이칭더를 '라이씨(氏)'라고 칭하면서 "라이칭더의 연설은 적개심과 도발, 거짓말과 기만으로 가득차 있다"며 "취임 초부터 대만독립의 험악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환구시보는 "우리는 단호히 반대하고 가차없이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정협망도 이날 논평을 통해 "라이칭더의 취임사는 '대만독립'이라는 단어는 없지만 대만독립에 대한 의지로 가득차 있다"며 "양안 언론들은 이 취임사가 사실상 '대만독립' 선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광명일보는 왕잉진(王英津) 인민대학 교수의 기고를 게재했다. 왕잉진 교수는 "라이칭더 총통은 노골적으로 대만독립 논조를 주장했으며, 이는 과거 어느 대만총통 취임식 발언보다 더 도발적이고 위험성이 크다"며 "양안 국민을 무시하는 대만독립론은 대륙의 반대와 엄벌에 처할 수 밖에 없고, 역사의 죄인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펑파이(澎湃)신문 역시 이날 전문가들 발언을 소개하며 라이칭더의 취임사를 맹비난했다. 매체는 "라이칭더가 취임식에서 행한 발언들은 더욱 급진적이고 모험적이며, 중국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기고 대만독립에 대한 억지를 부리며, 외세에 영합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푸젠(福建)일보는 대만 전문가들의 발언을 소개하는 기사를 통해 라이칭더를 비판했다. 매체는 "대만의 법규들은 중국과 대만이 같은 나라임을 전제로 이뤄져 있지만, 라이칭더는 근본법규를 '양안은 서로 종속되지 않는다'라고 해석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양안관계 개선을 바라는 대만 민심을 저버린채 대만 사회을 실망시켰으며, 이후 대만해협의 위기가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외교부는 22일 주중한국대사관과 주중일본대사관의 공사를 초치해 대만 문제에 대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외교부는 "류진쑹(劉勁鬆) 아주사 사장(국장)이 대만문제에 대해 중국측의 엄정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타이베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20일(현지시간) 제16대 대만 총통으로 취임한 라이칭더 신임 총통(우)이 취임식이 열린 총통부 밖에서 차이잉원 전 총통과 함께 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4.05.20 wonjc6@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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