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키우를 공격하고 있는 러시아 내부 목표물로 한정
전황 악화 막고 동맹국 요구 수용한 결정
[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미국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일부 부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무장관 비공식 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도시 하르키우를 공격하고 있는 러시아 내부 목표물을 미국 무기로 타격하는 것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언론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미사일 기지 등 타격을 위해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사용하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허가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날 블링컨 장관이 이를 공식 확인했다.
언론 브리핑 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승인이 러시아의 다른 러시아 도시나 본토 내 다른 타격물로 확대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장관은 "지난 몇 주 동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에 맞서 방어하기 위해 미국이 제공하는 무기를 (러시아 본토 목표물 타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했다"며 "여기에는 러시아 국경에 집결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러시아군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그 같은 목적을 위해 미국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으며, 필요한 만큼 적응하고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상황에 따라 타격 범위를 확대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은 그동안 미국 무기를 사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금지해 왔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기조 변화에 대해 "전장에서의 상황에 맞춰 전략을 조정하고 적응한 결과"라면서 "이제 미국이 하르키우 지역과 그 주변에서 목격한 것에 대해 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결정은 올해 들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정책을 완화한 두 번째 사례라고 전했다. 연초 미 정부는 비밀리에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육군전술미사일 (ATACMS·에이태큼스)를 제공하고 뒤늦게 이를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 영토 내 무기 사용을 반대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것은 하르키우 주변 러시아 공세 강화로 전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고 동맹국들의 요구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연달아 러시아 본토 타격에 대한 서방 무기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