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 올림픽 9전승 금메달 신화의 주인공
유일한 60대 사령탑…'감독들의 무덤' 한화 바꿀 수 있을까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경문(65)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프로야구 한화의 새 사령탑에 선임됐다.
한화는 2일 김 전 감독과 3년간 총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5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최원호 전 감독이 사퇴하고 정경배 감독 대행 체제(3승 3패)가 가동된 지 딱 일주일 만이다.
야구대표팀 사령탑 시절 김경문 감독. [사진= KBO] |
김경문 신임 감독은 "한화 감독을 맡게 돼 무한한 영광이다"라며 "한화에는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 많고 최근에는 베테랑들이 더해져 팀 전력이 더욱 단단해졌다. 코치님들, 선수들과 힘을 합쳐 팬들께 멋진 야구를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화는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갖춘 김경문 감독이 팀을 성장시키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어수선한 선수단을 수습하고 구단이 목표한 바를 이뤄줄 최적의 역량을 보유하신 분"이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김경문 신임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그 누구도 예상 못한 9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지도자 인생의 꽃을 피웠다.
KBO리그에선 두산에서 960경기, NC에서 740경기를 지휘하며 14시즌 동안 896승 30무 774패의 성적을 거뒀다.
역대 프로야구 최다승은 김응용 감독의 1554승(1288패)이다. 김성근(1388승 1203패), 김인식(978승 1033패), 김재박(936승 830패), 강병철 감독(914승 1015패)이 뒤를 잇고 있다.
6위인 김경문 감독은 올 시즌 4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계약기간이 끝나는 2026시즌 말에는 사상 세 번째 1000승 감독이 될 수 있다.
포수 출신인 김 감독은 선수 시절엔 크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지도자로선 선수들을 믿고 맡기는 '뚝심의 야구'로 많은 성과를 거뒀다.
2006년 신고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김현수(LG)의 가치를 한 눈에 알아봤고 손시헌(SSG 2군 감독), 이종욱(NC 코치), 고영민(롯데 코치) 등을 발굴했다.
김 감독은 두산 시절인 2004년부터 2010년까지 7시즌 가운데 6시즌이나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9전승으로 사상 첫 금메달 신화를 썼다.
김경문 감독. [사진= KBO] |
김 감독은 2011년 신생팀 NC 사령탑으로 취임한 뒤에도 투수로 입단한 나성범(KIA)의 타자 전향을 밀어붙여 성공했고, 박민우를 주전 2루수로 낙점해 최고 스타로 만들었다.
NC는 1군에 합류한 2013년 9개 팀 중 7위에 올랐고, 이듬해부터 김 감독이 중도 사퇴한 2018년 전까지 매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김 감독이 못 이룬 게 있다면 우승 사령탑이 되지 못한 것이다. 한화 역시 1999년 이후 24년 동안 우승하지 못했다.
한화는 그동안 '감독들의 무덤'이란 악명이 높았다. '3김'으로 불린 김인식 김응용 김성근 감독을 데려왔지만 우승은 못했다. 3김 감독은 한화 사령탑을 끝으로 프로에 돌아오지 못했다.
포스트 '3김' 시대의 맏형으로 유일한 60대 사령탑인 김 감독과 함께 할 한화의 3년이 어떻게 변할 지 궁금하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