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 석유·가스 매장량 추정치 발표
"예상 성공률 20%…굉장히 높은 수치"
"140억배럴 발견 시 1.4조달러 효과"
"시추 한번에 1000억 이상 소요…5회 계획"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에 대해 최소 35억배럴에서 최대 140억배럴 규모 부존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관련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2월 심해 기술평가 전문 기업인 미국 액트지오(Act-Geo)사에 심층 분석을 요청했고, 같은 해 말에 최소 35억배럴에서 최대 140억배럴 정도 석유와 가스가 부존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제시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가 나왔다. 산업부의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며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금년 말에 첫 번째 시추공 작업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국민들에게 직접 보고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66년 포항 앞바다를 시작으로 국내 해저 자원에 대한 석유·가스 탐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그 결과 1988년 동해에서 4500만배럴 규모 가스전을 최초로 발견해 2004~2021년간 상업 생산한 바 있다.
가스생산을 마치고 CCS 저장소로 전환을 준비중인 석유공사 동해 가스전 [자료=사진석유공사] 2023.08.11 biggerthanseoul@newspim.com |
정부는 기존 동해 가스전 주변과 심해 지역에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해 2월 들어 그동안 축적된 동해 심해 탐사 자료를 액트지오사에 심층 분석해 달라고 의뢰했다. 그 결과 액트지오사는 35억배럴~145억배럴 규모 부존이 예상된다는 평가 결과를 통보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말 결과를 통보 받은 이후 약 5개월여에 걸쳐 국내외 전문가와 별도 자문단 등을 통해 신뢰성 검증을 거쳤다. 이 과정 중 탐사 계획은 대통령실에 먼저 보고해 승인을 받았다.
앞으로 산업부는 시추를 통해 본격적으로 부존 여부와 부존량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1공 시추에 드는 비용은 약 1000억원 이상으로, 첫 번째 시추는 올 연말에 시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예상 성공률은 20% 정도로 추산한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첫 번째 시추는 연말에 계획 중으로, 약 3개월 이상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안다. 작업 결과는 내년 상반기 중 나올 것"이라며 "몇 번이나 시추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2026년까지 지속적으로 시추할 계획이고 최소한 다섯번 이상은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한국석유공사] 2024.06.03 dream@newspim.com |
시추 성공률에 대해서는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전문가들이 파악하는 예상 성공률은 20% 수준으로, 다섯번 시추하면 한번 성공하는 셈이다. 이는 굉장히 높은 수치"라며 "연말에 첫 번째 시추를 하면 구체적인 수치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추에는 한번의 시도에 1000억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신중하고 효율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기본 방침을 밝혔다. 소요 재정은 정부 재정과 한국석유공사의 출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올 연말 시행되는 첫 번째 시추 비용은 올해 예산에 석유공사 출자가 잡혀 있고, 정부 재정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고 한다"며 "내년 상반기 중 시추 결과가 나오면 차년도에 들어갈 예산을 책정해서 수립할 예정이다"고 첨언했다. 총 비용에 대해서는 "실제 시추 과정에서 변수가 많아서 확정할 수 없다"고 했다.
산업부는 최대 140억배럴 석유·가스가 발견될 경우 수입 대체 면에서 1조4000억달러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수입 대체 효과와 더불어 추가적인 국내 수입으로 남아 정부와 석유공사의 재정에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한국석유공사] 2024.06.03 dream@newspim.com |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비용이 얼마인지 얘기하는 것은 유동성이 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지만, 140억배럴 기준으로 석유와 가스를 수입하는 평균 가격으로 환산하면 1조4000억달러"라며 "구체적으로는 시추를 해보고, 부존량이 얼마 되는지 확인한 다음에 공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생산에 들어가는 시점은 오는 2035년으로 전망했다. 현재 예상 부존 규모에서 시추 작업을 통해 구체적인 부존량과 경제성 등 확인을 거치면 2035년에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이를 두고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최소 35억배럴~최대 140억배럴 중 실제 부존량과 경제성 있게 팔 수 있는 양이 얼마인지 분석해야 한다"며 "실제 생산에 들어가는 시점은 2035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r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