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수소 연구개발 전담조직부터 시작, 대형 버스·트럭 양산
수소차 1위는 토요타, 1분기 '미라이'로 앞서…기술력도 현대차 제쳐
현대차, 기술 혁신과 제품 개발 나서…내년 넥쏘 후속 모델 주목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로 이원화된 수소연료전지사업을 통합하는 절차를 마무리하고 2025년 넥쏘 후속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다시 수소 사회의 리더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지난 1998년 수소 관련 연구 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한 이래 2000년 산타페 수소전기차를 선보이는 등 오랜 수소 개발 역사를 갖고 있다.
HTWO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사진=현대자동차] |
현대차는 2004년 연료전지의 핵심 부품인 스택의 독자 개발에 성공했고, 2013년에는 투싼ix 수소전기차를 양산하며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2018년,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했다. 넥쏘는 2019년 미국 10대 엔진상, 2018 CES 에디더 초이스, 2018년 아시아 기술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상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현대차는 2017년 도심형 수소전기버스를 처음 선보인 이후 2023년 고속형 대형버스급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한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를 출시했다. 2020년에는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양산했다.
그러나 수소차의 선두격인 현대차는 지금 수소차 시장의 최대 판매자는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1~3월까지 세계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량은 69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6.2%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은 29.0%이었다.
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토요타는 올 1분기 수소연료전기차 미라이를 868대 팔아 수소연료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36.4%이었다. 기술에 있어서도 수소차 특허 수에서도 토요타는 현대차를 오히려 앞서고 있다.
토요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차는 수소차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현대모비스의 R&D, 현대차의 개발 및 생산을 하나로 합쳐 현대차에 집중하기로 하고, 지난 9일 이를 완료했다고 선언했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 사업 관련 기술력과 자산을 집중해 기술 혁신과 제품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R&D본부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 내에 '수소연료전지 공정품질실'을 신설하고, 제조기술과 양산품질을 담당하는 조직을 편제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수소연료전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산 품질을 높이는 한편, 수소전기차 및 차량 외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판매를 확대해 궁극적으로 수소 생태계의 실현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우선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리더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넥쏘(NEXO) 후속 모델을 2025년까지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수소전기차 모델을 내놓기보다 넥쏘 후속 모델에 집중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넥쏘의 최대 문제인 수소연료전지 스택의 내구성 문제도 해결하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넥쏘의 수소연료전지 스택은 현재 2세대로 약 16만km 수준의 수명을 갖는데, 수소연료전지 스택의 가격대가 초고가라 상품성이 높지 않다.
현대차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스택의 내구성을 상용차의 경우 약 50만 km로 잡고 연구하고 있는 가운데 성과를 거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기 넥쏘는 수소연료전지 스택의 내구성을 40만km까지는 보증할 것"이라며 "문제 해결에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 역시 "그룹 총수까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수소 사회 전환을 위한 핵심 모델인 만큼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수소차 2021년형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
넥쏘 출시 이후에는 수소차 판매 1위는 현대차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김 교수는 "넥쏘의 판매량이 떨어진 이유는 신차 효과가 떨어진 것으로 올해 후반기에 혼다 CR-V에서 수소 하이브리드 차가 나올 예정이어서 이것이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며 "그러나 넥쏘가 출시되면 판매 1위를 되찾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 승용차 수량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소 충전소 등의 부족 현상이 크기 때문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현대차그룹의 수소차는 상용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며 "수소는 장거리, 전기는 단거리에 적합하다는 속설이 이미 전기차의 발전으로 깨진 상황에서 수소 충전소의 설치가 어려운 문제 때문에 승용차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국내외 다양한 기업, 연구 기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강화하고, 수소 사회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연결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수소차는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분명한 의지를 보였다. 현대차가 넥쏘를 바탕으로 수소 생태계 구성에 적극 나설 전망이어서 토요타·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과의 수소차 경쟁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