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계 법적 대응 시사
법조계 "자발적 참여 땐 처벌 어려워"
보건의료노조, 전면 휴진 철회 촉구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전면 휴진을 예고했다. 이에 정부가 법적 대응을 시사했으나, 법조계는 의사들의 자발적 참여에 따른 휴진인 경우 처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강제성이 없으면 처벌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10일 정부 및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협은 전날 교수, 개원의, 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참여한 가운데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어 18일 전면 휴진과 총궐기대회 개최를 선언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사직후 병원을 떠난지 100일이 지난 30일 밤 의사들이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한민국 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의 날'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서울 덕수궁 대한문과 부산 해운대, 대구 동성로, 광주 옛 도청, 전주 전북도청과 대전시청 앞등 6개 지역에서 열렸다. 서울 촛불집회는 임현택 의협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환자 보호자가 대통령에게 보내는 호소 영상 상영, 의료 정상화를 촉구하는 국민 의견 청취와 답변, 대한민국 의료 심폐소생 퍼포먼스 등으로 이어졌다. 한편,의료계 종사자들로 구성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입장문을 내고 "의사들이 사망선고 집회를 할 때가 아니라 의료를 살리기 위해 진료 정상화를 위해 대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비판했다. 2024.05.30 yym58@newspim.com |
정부는 집단행동을 유도하고 있는 의협을 상대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의 법적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실장은 "개원의들의 불법적 집단행동이 있으면 정부는 의료법 등에 따라 여러 필요한 조치를 해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파업과 2014년 원격의료 반대 파업 당시 의협이 '부당한 제한행위'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법원은 2000년 의약분업 파업과 관련해선 의협이 집단휴업을 강제해 의사들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가로막았다고 보고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014년 파업 당시에는 "의협이 휴업 참여 여부에 대해 강요하거나, 휴업 불참에 따른 불이익이나 징계를 사전에 고지한 바 없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선 이번 전면 휴진 사태에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파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고 공정거래법 위반 등이 적용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의료법 전문인 정혜승 변호사(법무법인 반우)는 "'휴진 안 할시 단체에서 쫓아내겠다'고 한다면 문제가 되지만 자율적으로 (휴진)하고 싶은 의사가 한다는 것으로 보여 특별히 공정거래법 위반이 되진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의료법 전문 이동찬 변호사(더프렌즈 법률사무소)도 "공정거래법 위반은 주식회사, 특히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의사단체를 대상으로 하기엔 적합한 법률이 아니다"라며 "사회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의협을 전형적인 사업자단체로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위반) 적용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봤다.
이 변호사는 응급의료법이나 업무방해죄 적용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대다수 의료인들이 응급의료시설에 종사하지 않기 때문에 응급의료법과도 크게 관련이 없을 것"이라며 "업무방해죄도 위력이나 위계를 통한 업무방해가 있어야 되는데 자발적으로 파업을 하는 경우 해당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는 집단주도를 해서 병원 영업에 방해를 하게 될 경우 업무방해로 처벌할 수 있지만 단순 (파업) 참여 병원의 경우 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의사집단의 집단휴진은 누가 보아도 억지이고 명분이 없다"며 전면 휴진 철회를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협과 전공의 등 의사단체들은 더 이상 환자생명을 볼모로 강대강 대치를 연장시켜서는 안 된다"며 "조건 없이 필수 중증·응급의료 현장으로 돌아가 환자생명부터 살려야 하고,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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