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가 개봉 첫 주 200만 관객을 넘기면서 극장가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뒤이어 '하이재킹'부터 '핸섬가이즈', '탈주'까지 한국 영화 각축전이 예고되면서 여름 성수기 직전 흥행 불씨가 살아날지 주목된다.
지난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2'가 개봉 5일 만에 200만을 돌파하면서, 전작의 497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력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디즈니-픽사의 대표작으로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들을 캐릭터로 표현해 전 세계인의 공감을 사며 사랑받은 작품이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인사이드 아웃2'에선 전작의 다섯 감정들이 확장돼, 사춘기를 맞은 주인공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머릿 속 감정 컨트롤 본부를 운영하는 다채로운 감정들이 등장한다. 기존 감정들은 낯설고 새로운 감정들과 갈등하며 본부에서 쫓겨나고 위험천만한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누구나 겪는 성장 과정의 혼란스러움과 낯선 감정들을 캐릭터화해 세대와 국적을 불문한 다양한 관객들의 사랑을 이끌어냈단 평가다.
앞서 5월 '범죄도시4'로 한국영화 관람률이 크게 오른 가운데, 6월에는 그렇다할 관객 동원작이 없었다. 오는 21일부터 '하이재킹'을 시작으로 한국 영화 작품들이 줄줄이 출격하면서, '인사이드 아웃2'이 극장으로 되돌린 관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아둘 수 있을지가 업계의 관심사다. 일단은 3편의 영화가 다채로운 소재와 흥미를 자극하는 이야깃거리로 한껏 높아진 관객들의 영심(映心)을 공략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하이재킹'의 한 장면 [사진=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코리아㈜, ㈜키다리스튜디오] 2024.06.13 jyyang@newspim.com |
첫 주자로 나서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은 1971년 실화 사건인 대한항공기 납북 미수 사건을 바탕으로 한 극한의 상황을 담는다.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등이 출연하며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의 긴장감을 객석으로 순식간에 전달한다. 무엇보다 승객의 안전을 위해 목숨을 거는 항공 관계자들의 사명감을 강조하며 감동을 안기는 한편, 밀폐된 상황에서 벌어지는 두뇌싸움과 항공액션 등 영화적 매력도 충분하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핸섬가이즈'의 한 장면 [사진=NEW] 2024.06.11 jyyang@newspim.com |
26일 관객을 만나는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는 황당할 정도로 예측 불가능한 웃음과 신선한 힐링을 선사하는 오컬트 코미디 영화다.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비주얼의 두 남자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이사온 집,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모든 묵직함을 내려놓은 이성민, 이희준의 얼굴과 몸으로 승부하는 육탄전을 만날 수 있다. 진지한 듯 황당한, 롤러코스터를 타는 전개와 더불어 오랜만에 실컷 웃을 수 있는 코믹 힐링물의 탄생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탈주'의 한 장면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2024.06.18 jyyang@newspim.com |
이제훈, 구교환이 주연을 맡은 이종필 감독의 신작 '탈주'는 7월 3일 선보인다. 이 영화는 10년 군생활을 마치고 남한으로 탈주하려는 북한병사 규남(이제훈)과 그를 쫓는 보위부 고위직 현상(구교환)의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의외로 실감나게 그려낸 북한 측 상황과 때론 실소가 터질 정도로 황당하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러닝타임 내내 흥미를 돋운다. 긴장감과 박진감, 간절함이 뒤엉킨 자리에 이제훈, 구교환의 연기열전은 덤이다. 권위주의적 조직 특성을 비트는 감독의 유머, 비극적 운명을 돌파하라는 치열한 메시지도 곁들여졌다.
올 초 '파묘'가 민족주의에 기반한 오컬트 소재와 항일 정신을 버무려 1000만 대박을 터뜨렸고, '범죄도시4'가 범죄오락 액션 장르에 코미디를 결합시켜 전형적인 흥행 공식을 따랐다면 올 시즌엔 소재의 다양성이 화두다. 실화 바탕 '하이재킹', B급 오컬트 코미디 '핸섬가이즈', 넉넉한 휴머니즘을 담은 '탈주'까지 흔치 않은 소재와 이야기들이 관객들을 공략한다.
특히 현재 북한과 냉전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가 두 편이나 개봉한다는 점에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반응들이 나온다.
유명 영화 관계자는 "시기상 관객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지, 오히려 관심을 보여줄지 예측이 안된다"며 말을 아꼈다. 기존 세대에 비해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MZ 관객들에겐 의외로 흥미거리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영화 속 북한을 다루는 방식이 마냥 부정적이기보다 조금은 가볍고 블랙코미디스럽게 풀어낸 감독들의 역량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이같은 다양한 소재를 찾아가는 추세는 오는 7월 말 본격화될 여름 성수기 개봉작들의 특성으로도 고스란히 이어질 예정이다. 7~8월 공항대교 붕괴라는 재난 상황을 그린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조정석 주연의 여성 기장 도전기를 그린 '파일럿',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한 10.26 사태 배경의 '행복의 나라'가 개봉을 준비 중이다.
또 하나, 지난해에 비해 여름 성수기에 주요작이 집중되기보다 앞서 다채로운 작품들이 한 편씩 공개되면서 일종의 '프리 시즌'을 보는 듯한 풍경이다. 소재와 이야기와 다양화, 개봉 시기 조정 등 올해의 흐름이 영화계 반복되는 불황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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